TRPG/COC

종말 속 여름을 보내는 방법

TRPG 이나 2021. 7. 20. 20:55

@a_chococake 님의 배포용 세션카드 커미션입니다.

<시나리오 개요>

2xxx년의 7월, 티비 속 아나운서는 단조로운 언어로 새로운 뉴스를 전합니다.
"현재 운석 레쉬트가 지구에 다가오기까지 3주 남았습니다. 지구가 멸망할 시간이 한걸음 다가온 것입니다."

2xxx년, 세계는 멸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바로 거대한 운석 레쉬트가 3주 뒤 이 지구와 정면 추돌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이 레쉬트를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생각하지만 우주의 거대한 운석을 막기에는 턱도 없이 부족했습니다. 인간들은 비로소 인정 했습니다. 바로 이 멸망을 받아들기로 말입니다.

당신은 평범한 학생입니다. 지구의 멸망이 3주 뒤 벌어진다고 하더라도 부지런히 학교에 등교하는 평범한 고등학생 말입니다. 모두가 자신들의 마지막을 그리며 끝을 준비하는 이 여름. 학생 대부분이 학교에 나오지 않고, 시간표가 제멋대로 바뀌는 이 엉망진창인 학교에 낯선 kpc가 전학을 옵니다.

다가오는 종말 속,

내 눈에는 오로지 너밖에 보이지 않았어.

 

 

<안내사항>

인원 : 캠페인 타이만 1부
탐사자와의 관계 : 초면상정
시간 : 롤플레잉에 따라 상이
배경 : 현대
개변 여부 : 상황에따라 개변 가능합니다.
KP 난이도 : ★☆☆☆☆
PL 난이도 : ★☆☆☆☆
로스트 가능성 : 탐사자, kpc 확정 로스트
광기 : 無
사망 : 有
추천 기능 : 관찰, 듣기

 

<주의사항>

- brnr.tistory.com/18 시나리오를 키퍼링 하시기 전 가이드를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 트리거워닝종말, 화재, 죽음, 유혈에 대한 묘사가 있습니다.
- 해당 시나리오의 라이터는 어떠한 범죄나 사고에 옹호하지 않음을 말씀드립니다.
- 본 시나리오는 룰북 없는 키퍼링과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 세션카드 커미션은 가능하나 세션카드 내 제 이름 혹은 계정을 기입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나 혹은 @I_NA_TRPG로 기재 부탁드립니다.)
- 스포일러 언급을 금합니다.
- 악의적인 비난이 보일 경우 시나리오 공개를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 플레이 이후 플레이 기록을 남겨주시거나 태그 해주시면 즐겁게 읽습니다.
- 롤플레잉 위주의 coc입니다. 즐겁게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여담> 

- 느그막한 여름의 끝머리에서 다시 뵙게 됩니다. 이번에는 여름청춘을 생각하며 작성해 보았습니다.
- 유튜브를 정주행 중 어릴적 보았던 미애니메이션 대니팬텀을 보고 문득 떠오른 주제입니다. 해당 애니메이션의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처리해 두었습니다.
- 처음 제목은 우리의 청춘은 그 여름에 머물러 있다에서 여름아 종말을 부탁해, 여름, 종말, 그리고 너가 생각나는 둥 다양한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결국 돌고 돌아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 헤테로를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나 개변은 자유롭게 해주세요.
- 제가 사실... k국풍 시나리오밖에 못쓰는 병에 걸렸습니다. 여름 청춘이지만 이제 k국을 싸먹는... 그런 감성이 완성 되었네요. 그런데 이걸 여름 청춘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 이번 시나리오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아래로는 시나리오의 진상이 시작되오니 열람 시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시나리오의 진상> 

만나서 반가워요 kpc! 아니, 만나서 반갑다라고 하기 보다는 또 만나네요 kpc. 벌써 49998번쨰의 죽음이네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흐음, 아직 전생의 이야기가 잘 기억나지 않나 보네요. 좋아요, 그렇다면 친히 기억나도록 해줄게요. 이번 이야기는 49999번째의 이야기에요!

당신은 아주 특별한 사람입니다. 당신은 선택받은 특별한 사람이라고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아주 오래 전, 당신은 위대하신 존재에게 인간의 욕심 많고 거대한 사랑을 입증했습니다. 그 위대하신 분이 누구냐고요? 어디보자... 잘 기억이 안나요. (촤르르륵 책 펴는 소리) 하도 많은 신과 신화생물들을 만나고 다녀서 말이죠. 어디보자... 정말 인간들의 신을 만난 적도 있고, 위대하신 크툴루를 만난 적도 있고, 노덴스, 아자토스... 어휴 많아요! 아무튼 당신은 위이대하신 존재들에게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낌없이 보여줬었습니다. 그런데 왜 그런 사람들을 만나 사랑을 입증 했냐고요...? 잠시만요, (다시 책을 넘기는 소리) 어휴! 너무 많아서 찾기도 힘드네!

 

당신의 38번째 생의 이야기로 시작되네요. 당신은 사랑하는 탐사자를 사고로 잃고, 우주의 온갖 신과 신화 생물들을 불러 냈어요. 마침 신화생물들도 당신의 애절한 마음을 알고 장난삼아 당신을 실험해보기로 했어요. 당신이 포기할 것이라 생각하고 말이죠. 하지만... 당신은 그 어려운 시험들을 오기로 다 버텨냈답니다! 음, 여기서부터 아주 특별한 인간이네요. 당신이 어떤 테스트를 했는지 궁금해요? 정말요? 정말 궁금해요?? 아는게 독일 수 있는데... (잠시 희미해지는 시야) 안보겠다고요? 아주 좋아요!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죠.

아무튼! 당신은 탐사자에 대한 사랑을 위대한 존재들에게 입증 했습니다. 그래서 위대한 존재들은 당신에게 위대한 능력을 선사 했답니다. 바로 당신은 전생에 대한 기억을 모두 기억할 수 있게 하는거였죠. 더불어 거기에 세가지 위대한 능력을 더 선사 했어요. 하나는 당신은 탐사자와 필연적으로 만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서로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는... 당신은 어느 순간이든 탐사자를 먼저 보내지 않는다는 것. 아아, 오해하지 말아요! 이건 당신이 원한거에요! 왜냐면... 당신은 탐사자가 당신을 보내 눈물을 흘리고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보기 싫다며 당신이 그렇게 말한거란 말이에요. 그 외에도 부가적으로 당신이 전생에서 쓸 수 있던 마법이나 주술들도 사용할 수 있네요. 이건 위대하신 분들이 주신 것이 아닌 당신 스스로 노력한 결과에요!

자, 기억이 떠올랐나요? 저는 당신의 서기입니다. 당신의 삶을 기록하는, 당신의 사랑을 기록하는 우주의 서기 입니다. 아, 그렇다고 개인적인 프라이버시까지 침해하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어디까지나 저는 줄거리들을 기록할 뿐이니까요. 자, 전부 기억이 났나요? 아주 좋아요!

 이번 생이 끝나면 50000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게 될거에요. 그런데 당신... 꽤 피곤해 보이네요. 그 이유, 잘 알고 있으면서 왜 묻냐고요? 하긴... 당신이 이동한 수 많은 세계는 얼마가지 않아 멸망을 하거나, 파멸을 당하거나, 탐사자가 너무 이르게 사망하거나... 뭐 그런게 많았네요. 네? 이거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상하다고요? kpc님, 왜 저를 그렇게 바라보시는거에요! 뭘 알고 있지 않냐고요? 으아아악... 알겠어요 다 털어 놓을게요.

 

고백을 하자면 이 또한 당신을 시험하는 것이었어요. 이제와서 이야기해 미안해요. 위대하신 분들은 궁금했어요. 얼마나 당신의 사랑이 클지 말이에요. 그리고 위대하신 분들은 그 사랑에 대해서 충분히 납득하고 이 시험을 끝내기로 했어요. 단, 이 실험은 49999번째까지 한정됩니다. 이번 실험도 무사히 마치게 된다면... 50000번째 이야기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거에요. 그래요, 해피엔딩을 말이에요! 그간 해피엔딩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랬잖아요?

 

단 조건이 있습니다. 이번 생의 탐사자는 당신을 필연적으로 사랑하지 않을거에요. 당신 스스로, 어떤 수를 써도 좋아요. 탐사자가 당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해보세요. 이 실험을 끝으로 당신의 진심을 입증해 주세요. 저는 이 자리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록하겠습니다. 이 드넓은 우주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기다리며.




 

<도입, 학교 교실> 

교실의 낡고 때탄 선풍기가 덜덜 소리를 내며 회전 합니다. 맴맴매앰-. 시끄러운 매미소리가 운동장을 가득 채우며 사랑을 노래합니다. 곧 종말이 다가올 것도 모른채 말이죠. 바닥에 피어오르는 아지랑이는, 이마에서부터 흐르는 땀은 우리가 이 지독한 여름에 머물러 있음을 몇번이고 상기 시킵니다. 섭씨 35도. 올해 들어서 가장 기온이 높은 날입니다. 보통 이맘때 쯤이면 에어컨을 신나게 가동시켰죠. 하지만 이번년도는 좀 틀립니다. 천장에 붙은 에어컨은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잠잠하기만 할 뿐입니다. 가동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전력난 때문입니다. 세계가 멸망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은 일을 그만두고 그간 하지 못했던 일들을 시작했습니다. 발전소도, 병원도, 학교도 이 여름에 안에서 시간을 멈췄습니다. 지금의 여름은 봄의 시간에 멈춰 있습니다. 찬란한 봄은 저물고, 습기차고 눈부신 여름날이 계속되고 있지만요.

모든 것이 멈춘 여름, 우리는 이 학교에 등교를 합니다. 등교하는 이유는 간단 합니다. 세계가 멸망 한다고 하더라도 딱히 3주동안 할 것도 없는걸요. 그간 하고 싶은 것들은 모두 해봤습니다. 멸망하는 일과 시간은 이미 공표된지 오래이며 지루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이 학교에 등교 합니다. 입에 베어문 아이스림이 녹아 아이스크림 막대를 타고 흘러 내립니다. 똑, 또옥. 바닥에는 흘러내린 아이스크림 자국이 보입니다. 정말 살인적인 더위군요. 역시 선풍기로만 버틸 수 있는 여름은 아닙니다. 탐사자가 재빠르게 아이스크림 막대기를 쓰레기통으로 골인 시키자 요란스러운 수업종이 울립니다. 수업종이 울리자 복도에 있던 아이들이 하나, 둘 교실 안으로 들어 옵니다. 사실 학교에 나오는 친구들은 3주 전보다 1/2가량 줄었습니다. 텅텅 빈 의자와 책상이 보입니다. 처음에 익숙하지 않았지만, 익숙함이란 참 무서운 것이더군요. 이제는 이 교실이 전부 채워진다는 것이 더 이상할 지경입니다.

수업종이 올리고 몇분이 흐르자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옵니다. 평상시와 같은 날입니다. 따분한 수업시간이 시작 될 것이고, 이 중 절반은 교과서를 베개삼아 졸기 시작하겠지요. 어,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릅니다. 선생님 곁에는 처음 보는 낯선 아이가 보입니다. 탐사자, 관찰력 판정 합니다.

관찰판정 성공 시 > (kpc의 묘사를 해주세요.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름 하늘을 그대로 옮겨 닮은 푸른 머리카락, 장난기를 가득 머금은 미소, 한여름밤의 별처럼 반짝이는 노란 눈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향하는 시선을 느꼈는지 당신에게 활짝 웃어 주네요. kpc의 활짝 만개한 미소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순간적으로 그를 뚫어지게 바라보게 됩니다.

관찰판정 실패 시 > (kpc의 묘사를 해주세요.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름 하늘을 그대로 옮겨 닮은 푸른 머리카락, 장난기를 가득 머금은 미소, 한여름밤의 별처럼 반짝이는 노란 눈이 너무나도 아름다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향하는 시선을 느꼈는지 당신에게 활짝 웃어 주네요.

 

"애들아, 전학생이야. 앞으로 3주 남았지만 사이좋게 지내라! 새로 전학 온 kpc다!"

 

그리 말하곤 옆에서 당신들에게 인사를 하는 kpc가 보입니다. 투명하고 반짝이는 두 눈은 이 종말 전의 여름을 닮았습니다. 청량하고, 맑고 어둠 한점 보이지 않는 그런 여름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kpc라고 합니다. 3주동안 잘 부탁드릴게요."


조금 이상한 말입니다. 3주동안이라니. 고등학교 3학년의 학기는 지금 절반이 되었는데 앞으로 남은 학교 생활이 3주라니. 다시금 종말이 한발자국 다가온 기분이 듭니다. 그것보다 kpc도 좀 특이하네요. 3주 남았는데 전학이라... 뭐 어떤 이유가 있으려나요?

 

"자, 그러면 어디가 좋을까? 그래, 탐사자 옆 자리가 좋을 것 같아. 수호는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고 오늘 전화 받았으니까. 탐사자, kpc에게 학교 생활 안내좀 해줘!"


얼떨결에 짝꿍이 되어버렸습니다. 당신의 옆자리에 앉은 kpc는 당신에게 다시금 활짝 웃습니다.

"그럼 오늘 수업은 저번 페이지부터 이어간다. 애들아 126페이지다."

"아~ 선생님 오늘 쉬면 안되나요? 에어컨도 안틀어 주잖아요!"

"1교시부터 3교시까지 너희 논거 다 알거든! 애들아 종말이라도 서로의 본분에 충실하자. 뭐 싫은 놈들은 엎드려서 자."

단호박 같은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지자 남은 아이들은 하나, 둘 교과서를 폅니다. 오래간만의 지루한 수업이네요. 아니, 오히려 지겹지 않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너무 오래간만의 수업이기 때문입니다. kpc도 가방 안에서 필통과 교과서를 꺼내 126페이지를 폅니다. 탐사자, kpc의 책상에 관찰력 판정 가능합니다.

관찰판정 성공 시 > 필기라고는 하나도 되지 않은 깨끗한 새 교과서와 낡은 철제 필통, 그리고 그 안에 볼펜과 샤프, 형광펜 몇자루가 보이네요.

관찰판정 실패 시 > 필기라고는 하나도 되지 않은 깨끗한 새 교과서와 낡은 철제 필통, 그리고 그 안에 볼펜과 샤프, 형광펜 몇자루가 보이네요. 철제필통에 어쨰 눈이 갑니다.

철제필통의 뚜껑에는 포스트잇들이 덕지덕지 붙여져 있습니다. [담주고], [석간고], [송화고], [두록고]등등... 처음 보는 낯선 고등학교 이름들이 적혀 있네요. 

(이는 KPC가 탐사자를 찾기 위해 전학을 다닌 흔적입니다.)


당신의 눈길을 눈치챈 kpc는 책상 위에 샤프로 글을 끄적이기 시작합니다.

[나는 송화고에서 전학왔어. 이런 시기에 전학생이라니, 좀 아이러니하지?]

(여기서 쪽지나 책상 위의 글씨로 RP을 이어가 주세요. 아래는 예시로 탐사자에게 줄 수 있는 문구입니다.)

1. 나는 아버지가 사업을 하시거든. 그래서 아버지의 사정으로 이 곳에 온거야. (혹은) 아버지가 군인이셔. 그래서 이사와 전학은 좀 잦은 편이야.
2. 멸망 전인데 학교에 나오는게 이상해? 하지만 학생이잖아. 나는 학생의 본분을 다하고 싶어. 이건 좀 이상한 말인가?
3. 그래도 멸망 전 너와 만나게 되어 기뻐.

RP을 마친 후 아래의 스크립트를 이어주시길 바랍니다.

"자, 그러면 다음 페이지는 오늘 전학 온 KPC의 짝꿍 탐사자가 읽어봐라. 그래, 두번째 문단부터 말이야."

날벼락같은 선생님의 말씀이 떨어집니다. 몇페이지요? 어, 어디라고요?
허둥대는 KPC, 듣기판정 가능합니다.

듣기판정 성공 시 >"긴급속보입니다. 현재, 운석 레쉬트가 지구에 다가오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와 추돌할 시간은 3주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이라 추측됩니다. 다시 한 번 더 알려드립니다. 현재 운석 레쉬트가..."

긴급속보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웅성거리며 불안에 휩싸입니다. 하지만 탐사자, 당신은 그 속에서 뚜렷하게 kpc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멸망이 다가올 시간이 ... ... 너무 빠른데..."

(3주 안에 kpc는 실제로 이 세계가 멸망할 것을 알고 있습니다. 4999번의 생, 이제는 익숙하지 않나요 kpc?)


듣기판정 실패 시 > 스피커에서 속보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긴급속보입니다. 현재, 운석 레쉬트가 지구에 다가오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와 추돌할 시간은 3주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이라 추측됩니다. 다시 한 번 더 알려드립니다. 현재 운석 레쉬트가..."

긴급속보가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합니다. 모두가 웅성거리며 불안에 휩싸입니다. 

아이들이 웅성거리며 종말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3주보다 더 빠른 시간이라,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많은 것을 하지 못하는 시간이네요. 웅성거리는 소리가 커지자 선생님은 교탁을 탁탁 치며 아이들을 집중시킵니다.

"애들아, 종말이 한걸음 다가와도 우리는 인간으로서, 희망이라는 것을 버리지 말아야 해."
"마지막 날은 소중한 사람과 함께일지라도, 나는 선생님으로써 지금의 내 자리를 지킬거야."
"혼란과 혼돈을 빚기보단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의 가치는 충분할거야."
"그러니 흔들리지마. 너희의 자리를 찾고 마지막 날까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나 역시도 그럴테니 말이야."
"자, 그러면 이제 슬슬 수업을 마칠게. 다음 수업은 뭐야? 아, 점심 시간이지? 다들 맛있게 먹어라!"

 

선생님의 말씀과 동시에 교내에 점심 시간의 종소리가 울려퍼집니다. 선생님은 출석부를 들고 교실 밖으로 나갑니다. 아이들은 소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1층에 있는 급식실로 달려가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교실에는 kpc와 탐사자 두 사람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습니다.

 

 

 

<학교> 

"탐사자, 지금 급식실에 가면 사람도 많을테니까, 혹시 학교 안을 구경시켜 줄 수 있어?"


kpc는 다정한 목소리로 탐사자에게 말을 건냅니다. 하긴, 전학을 온 친구인데 기본적으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정도는 알려주는게 좋을 것 같아요. 선생님도 kpc에게 이 학교를 안내해 달라고 했잖아요? 게다가 지금 급식실에 가면 시끌벅적소란스러울테니 조금 뒤에 가는 것이 좋겠네요. kpc의 제안을 수락합니다.

탐사자는 kpc에게 이 학교를 안내해 줍니다. 1층에는 급식실과 교무실이 있다는 것, 3층에는 특별활동실이 있다는 것, 8층은 체육관이 있다는 것, 그리고 9층에는 옥상이 있다는것까지 말이죠. (학교 안을 안내해줄 때 간단한 RP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탐사자의 안내를 따라 kpc는 마지막 9층으로 향합니다.

 

맴맴매앰- 매앰-
매애애앰-


이 여름을 가로지르는 매미의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늘에는 푸른 하늘 속 조각난 조각구름이, 이 여름을 지배하는 뜨거운태양이 우리를 반깁니다. 눈부시게 찬란한 이 여름에는 종말이라곤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어쩌면 이대로 이 무더운 여름이 계속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는걸요. 3주 뒤 종말이라뇨.

"와, 학교 옥상 문을 열어두는구나? 종말이라서 그런가? 송화고에서는 옥상을 열어두지 않았거든."

태양이 조각 구름 사이에 걸립니다. 슴슴하게 불어오는 무더운 한여름낮의 바람은 우리의 열기를 식혀주진 못하네요. 타오르고, 번지며, 피어오르는 종말 전의 여름입니다.

"있잖아 탐사자, 혹시 종말 전에 하고 싶은 일 있어? 너는 왜 학교에 나오는거야?"

"(이유를 들은 후) 그렇구나. 사실 말이야, 나는 부모님의 사정으로 이 학교에 온것이기도 하지만... 해야하는 일이 하나 있었어."

(간단한 RP을 즐겨 주세요. 해야하는 일이 무엇이냐. 그건 비밀로 해주세요. 아직까지는 말해서는 안됩니다. 사실 처음 보는 사람한테... 있잖아 나는 너와 함께 4999년의 생을 함께 연인으로 살았던 사람인데 어김없이 널 좋아해. 이러기에는 힘드니까요. 사실 해야하는 일은 사실상 반쯤은 해결했습니다. 탐사자를 만났으니까요.)

"좋아, 이제 슬슬 급식실로 내려 갈까? 나, 여기 메뉴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 아, 요새 말이야..."

왱알왱알 이야기를 하는 kpc의 모습이, 청량한이 여름을 닮았다 느껴집니다. 혹은 그가 여름 그 자체가 아닐까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여러모로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

이 곳은 검은색 아공간입니다. 탐사자 당신은 어디에 서있는지, 어디를 밟고 있는지도 모를 검은색의 아공간. 실낱같은 빛만이 존재합니다. 아아, 여보세요? 목소리를 내봅니다. 고요한 목소리만이 이 검은 아공간에 울려퍼질 뿐입니다. 이 곳은 어디 일까요? 분명 당신은 새로온 전학생과 함께 밥을 먹으러 내려가고 있었는데... 


"윤랑! 윤랑!!"

 

(이전 세계의 탐사자 이름입니다. 윤랑이라는 이름은 그냥 제가 제멋대로 지은 것이니 탐사자의 동양풍 이름, 어울릴만한 이름등 자유롭게 사용해 주세요.)

저 멀리서 한 낮선 사람의 모습이 보이기 시자합니다. 탐사자, 관찰판정 가능합니다.

관찰판정 성공 시 > 낯선 사람은 당신에게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하늘하늘한 흰 옷소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흑발의 머리카락, 흔하게 볼 수 없은 금색의 눈동자가 무척이나 아름답다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습니다. 

(반드시!! kpc의 눈색과 이전 세계의 탐사자 눈 색이 같도록 설정해 주세요.)

"나, 아주 오랫동안 널 찾았어."

활짝 웃는 그는 당신의 품에 안깁니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어째서일까요? 그에게서 풍겨오는 은은한 연꽃 냄새가 익숙하다 느껴집니다.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사이처럼 말이죠. 얼떨결에 그를 끌어 안습니다. 아니, 자연스레 손이 올라갔다는게 맞는 말이군요.

손끝에는 축축한 무언가의 감촉이 갑작스레. 화들짝 놀라며 손을 바라봅니다. 피입니다. 당신의 피는 아닌 것 같네요. 그렇다면...? 하늘하늘한 흰 옷소매 드문드문 붉은색 핏자국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관찰판정 실패 시 >  낯선 사람은 당신에게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하늘하늘한 흰 옷소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흑발의 머리카락, 흔하게 볼 수 없은 금색의 눈동자가 무척이나 아름답다라고 생각이 드는 사람이었습니다. 

(반드시!! kpc의 눈색과 이전 세계의 탐사자 눈 색이 같도록 설정해 주세요.)


"나, 아주 오랫동안 널 찾았어."

활짝 웃는 그는 당신의 품에 안깁니다. 분명 처음 보는 사람인데 어째서일까요? 그에게서 풍겨오는 은은한 연꽃 냄새가 익숙하다 느껴집니다. 아주 오래 전에 보았던 사이처럼 말이죠.


그는 당신의 어떠한 말도 무시한 채 같은 말만을 되풀이 합니다. 힘껏 끌어안은 팔에는 당신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고 합니다.

"너를 만나고 싶었어 나의 랑."
"이제 우리는 곧 이별해야 할테지만... 마지막에 너를 만나서 참 다행이야."
"■■■ ■■ ■■■"

(사모해, 너를 사모해)



그리 말하는 그의 눈동자에는 어째서 슬픔이 가득 품고 있는 것일까요? 어째서 그의 알아들을 수 없는 애절한 그 마지막 한마디에 당신은 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것일까요? 꿈일까요? 혹은... 탐사자, 꿈에서 깨기 전 산치체크 합니다. (san 1/1d3)


<교실>

"탐사자! 탐사자!!!"


퍼득! 정신이 듭니다. 아, 지루한 수업때문에 깜박 잠이들고 말았어요. 지금은 수학 선생님의 수업이 한창입니다. Kpc는 당신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깨웁니다. 우리는 점심을 급식실에서 함께 먹은 뒤, 교실에서 다음 수업을 듣고 있었죠?

"그래 탐사자가 나와서 이 문제를 풀어 볼까?"

수학 선생님은 학생은 수업을 빠져서는 안된다!! 라는 마인드의 소유자인 선생님 입니다. 윽, 하필이면 수학 시간에 걸려 버렸습니다. 탐사자 앞으로 나가 칠판 앞에 섭니다. 탐사자는 지능판정 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천재만재수재는 바로 탐사자를 일컫는 말일까요? 어려운 수학 문제를 손쉽게 풉니다.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지네요. 종말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했다 말이죠.

지능판정 실패 시 > 종말인데 공부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최선을 다해보지만 어려운 이 문제는 잘 모르겠네요.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열심히 노력했다 칭찬해 주시네요.

교단 아래로 내려와 다시금 kpc 옆자리에 앉습니다. 방금까지 꾼 꿈은 역시 환상이었을까요? 고개를 갸웃 거리며 교과서를 바라봅니다. 그 때,

[있잖아, 탐사자 나 너한테 하고 싶었던 말이 하나 있어.]

당신의 책상 위에 쓰여진 kpc의 글씨가 보입니다.


[나는 말이야, 아주 오래 전부터 널 찾고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이냐고? 궁금하면 종말 전까지 나랑 함께 놀아줘.]



알 수 없는 말입니다. Kpc의 얼굴을 바라보자 kpc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시치미를 떼며 교과서를 바라봅니다. 방금 저 말... 꿈에서 봤던 그가 했던 말과 동일하지 않았나요? 아주 오래 전부터 널 찾고 있었어. 모든 것이 끝나는 종말 전, 다시금 새롭게 호기심이 피어오릅니다. 그가 무엇을 하려 하는지 꼭 알아야 하겠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여름을 닮았지만, 수상할정도로 특이한 사람입니다. 

<종말 5일 전, 학교>

그가 말한 것들이 신경 쓰입니다. 무시해도 될 말이지만... 굉장히 신경이 쓰입니다. 게다가 학교에 와서 그닥 할 것도 없는걸요. 전학생을 도와준다 치고 그와 함께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수업을 땡땡이 치고 도서관에 눌러 붙는다거나, 학교에 나가지 않고 유원지에 놀러간다거나 말이죠. 내리쬐는 태양볕은 당신의 호기심을 막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보내면 보낼수록 그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에 대해서 묻고 질문을 합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자신을 찾았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꺼내면 그는 일관된 목소리로 아직 이야기를 할때가 아니다라고 말을 하죠. 때? 때가 아니라고요? 어른스러운건 그와 이야기를 할때 종종 느껴지지만...  그는 어른스러운 것을 넘어 세상의 만물을 깨우친 사람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 속, 당신은 늘 하나를 느낍니다. 그는 외롭습니다. 세상 모든 것들을 깨우쳤지만 그렇기에 허무한 사람. 그렇게 당신은 느꼈습니다.


"탐사자, 오늘은 구름이 잔뜩 끼어 있는데 옥상에 올러갈래?"


지금은 영어 시간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영어 시간이 아닙니다. 그 이유요? 바로 선생님이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종말 5일전, 직장에 출근하는 사람은 몇 안될겁니다. 수학 선생님과 국어 선생이 이상한거죠. 보통 이 시간에는 다들 교실에서 핸드폰이나 영화를 감상합니다. 몇몇 아이들은 벌써 집에 가기도 하고요. 그러니 우리는 땡땡이를 치는게 아닙니다. 할 것 없는 빈 시간을 활용하는 겁니다. kpc를 따라 옥상에 올라 갑니다. 

 

 

<옥상>

오늘의 옥상은 조금 다릅니다. 여름을 가로지르는 매미의 울음 소리도, 후덥지근한 여름의 습기도, 숨을 조일 것 같던 열기도 그 무엇하나 없습니다. 이런 날이 여름에 있다니 이상한 일입니다. Kpc는 옥상 바닥에 돗자리를 깐 뒤 그 자리에 앉습니다. 어느새 이런 것을 준비 한걸까요? 탐사자, 당신도 오라는 듯 옆 자리를 툭툭 건드립니다. (간단한 롤플레잉을 이어가 주세요. 그리고 자연스레 몇마디가 오간 다음 다음의 스크립트를 진행시켜 주세요. 롤플레잉 주제는 여름, 종말 전 너와 함께 보내는 시간, 전에 간 유원지등... 편하신대로 작성해 주세요.)


"탐사자, 나는... 나는 말이야..."

"사실, 종말 직전에 지구를 살펴보기 위해 내려온 천사라고 말하면 좀 이상하려나?"


"믿지 못하겠어? 그러면 보여줄까?"



대답도 하기 전, 그는 구름이 낀 하늘을 바라봅니다. kpc는 알 수 없는 말을 그는 중얼거립니다. 처음보는, 처음 듣는 말입니다. 천사의 언어 일까요? 탐사자, 지능판정 가능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탐사자 당신은 깨닫습니다. 이 말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언어가 아니라고 말이죠. 그는 정말로 천사인걸까요?

태양을 가리던 구름이 걷힙니다. 다시금 푸른 여름의 하늘이, 우리를 지독하게 괴롭히는 여름날의 태양이 보입니다. 쏟아져 오는빛에 눈이 부셔 얼굴을 잔득 찡그립니다. 방금 kpc가 한 것일까요? Kpc를 바라봅니다. 하지만 이건 우연일 수 있잖아요. 저정도로 천사라고 하기라고 하기에는...

"이건 우연의 일치같지?"

"그럼 이건 어떨까?"

다시금 kpc는 알 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합니다. (만일 앞서 지능 실패 시 여기서 다시 굴리게 해주세요.)

"저기 봐, 탐사자."

Kpc는 푸른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르킵니다. 여름을 닮은 하늘의 푸른 빛 속, 알 수 없는 거대한 물체가 구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저건... 고래 아닌가요? 구름 속에서 정체를 드러낸 것은 거대한 고래입니다. 고래 모양의 구름도 아닌, 실제 거대한 고래 입니다. 삐이이잉-. 고래의 울음 소리가 드넓은 창공에 울려 퍼집니다. 비현실적인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게 무슨 일이죠? 탐사자, 산치체크 합니다. (San 1/1d3)

고래는 유유히 헤엄치며 이 하늘을 부유합니다. 마치 바다와 같은 편안한 모습니다. 꼬리를 구름에 내리치자 구름은 조각이 나며 하늘에 퍼집니다. 삐이이잉-. 고래의 울음소리가 다시금 창공을 채웁니다. 지상에는 거대한 고래의 출현에 사람들의 놀란 목소리가 이모저모 들려옵니다. 아랫층 교실에서는 함성과 탄성 소리가 가득 울려 퍼집니다. 종말 직전에 기적이 찾아왔다는 둥, 종말이 도래할거라는 둥 다양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후후, 나는 천사라니까."

그리 말하는 kpc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짓습니다. Kpc의 뒷편, 저 푸른 하늘과 kpc의 미소가 맞닿아 있다 생각이 듭니다. 그의 미소를 보자니 그가 계속 계속 궁금해 집니다. 알고 싶어집니다. 이건 무슨 감정일까요 탐사자? 거대한 고래가 구름 위로 뛰어 오릅니다. 작렬하는 태양 아래 거대한 고래. 그리고 여름의 하늘과 맞닿아 있는 너. 그리고 5일 뒤의 종말. 모든 것이 꿈같습니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여름의 지독한 꿈일까요? Kpc는 다시금 탐사자에게 말을 건냅니다.

"있잖아 탐사자, 나는 다가오는 종말 속 무엇보다도 네가 가장 먼저 보였어. 탐사자."

탐사자 kpc에게 심리학판정 가능합니다.

심리학 판정 성공 시 > 그는 후련한듯 싶습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나봐요. 그와 별개로... 그는 아주 슬퍼 합니다. 왜? 

 

고래의 울음소리가 조금씩, 조금씩 저 지평선 너머에서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고래도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나봐요. kpc는 탐사자에게 묻습니다. 궁금한게 있냐고 말이죠. 다음은 kpc가 탐사자에게 알려줄 수 있는 말입니다.

 

1. 나는 종말 전에 지구를 살펴보러 온 천사고, 너는 특별한 사람이야.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널 찾았어. 왜 네가 특별 하냐고? 그건 비밀이야.

2. 해야하는 일? 그건 바로 너를 만나는 일이었어. 너와 친해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그 자체가 해야하는 일이었거든.

3. 이 지구의 종말을 앞당기거나 늦출순 없어. 왜냐하면 이 종말은 내 힘으로는 막지 못해. 이 지구는 멸망할 운명이었어. 하지만... 네가 사는 이 곳의 지구라면... (말 끝을 흐려주세요. 이 대사는 롤플레잉 중 꼭 들어가야 합니다.)

4. 하지만 나, 너를 정말 만나고 싶었어. 그래서 이곳 저곳 학교를 전학 다니며 너를 찾았어.

 

상단의 말을 들은 탐사자는 산치체크 합니다. (san 1d2/1d3)

 

그리 말하는 kpc는 목 사이에 깍지를 낀채 벌러덩 드러 눕습니다. 알 수 없는 말들이지만 이미 눈에서 벌어졌는걸요. 탐사자, 당신도 kpc를 따라 돗자리에 눕습니다. 높고 푸른 하늘에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습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스르륵 눈이 감기고 맙니다.

 

 

<??>

다시 검은 공간입니다. 이미 한번 온적이 있는 그 검은 공간. 여전히 탐사자는 홀로 이 장소에 있습니다. 여전히 어디를 밟는지, 어디에 서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허나 오롯이 이 검은 공간에 존재하며 이 곳을 인식하는 것은 당신입니다. 이 곳은 또 꿈이겠지요. 저 멀리서 사람의 뜀박질 소리가 들려 옵니다. 

 

"시아! 당신을 찾았잖아요!"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달려오는 한 사람이 보입니다. 어째... 얼마 전과 같은 데자뷰가 느껴집니다. 탐사자, 관찰판정 가능합니다.

관찰판정 성공 시 > 그는 서양에서나 볼법한 의상을 입고 있습니다. (옷에 대한 묘사는 자유롭게 해주세요.) 품 안에는 화사한 꽃다발을 든채 당신에게 달려옵니다. 여름의 색을 담은 푸른 머리카락이, 어둠 속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금빛 눈동자가 아름답다 다시금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저번 공간에서와 똑같은 눈색을 가지고 있네요.

(반드시!! kpc의 눈색과 이전 세계의 탐사자 눈 색이 같도록 설정해 주세요.)

관찰판정 실패 시 > 그는 서양에서나 볼법한 의상을 입고 있습니다. (옷에 대한 묘사는 자유롭게 해주세요.) 품 안에는 화사한 꽃다발을 든채 당신에게 달려옵니다. 여름의 색을 담은 푸른 머리카락이, 어둠 속에서 별처럼 반짝이는 금빛 눈동자가 아름답다 다시금 생각이 듭니다. 

(반드시!! kpc의 눈색과 이전 세계의 탐사자 눈 색이 같도록 설정해 주세요.)

"시아, 당신을 찾았어요. 나, 아주 오랫동안 당신을 찾았던거 알아요? 드디어 우리는 함께할 수 있어요. 계획이 모두 성공했거든요. 시아, 그러니 나와 결혼해 주겠어요?"

뜬금없는 고백입니다. 저기, 사람을 잘못본 것 같은데요. 라고 말하기도 전,

"좋아요! 이제 우리 행복해질 수 있어요!" - 탐사자

라고 입 밖으로 말이 튀어 나옵니다. 그가 건내주는 꽃다발을 품 안에 안습니다. 왜?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걸요? 당신은 꽃다발을 꼬옥 안은채 낯선 사람을 꽈악 끌어 안습니다. 낯선 그 사람은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고마워요, 우리 이제 행복해져요. 행복해질 수 있어요."

 

달큰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려 퍼집니다. 품안의 꽃냄새가 풍겨옵니다. 행복함이 벅차오릅니다. 데자뷰가 생생하게 느껴질 무렵 그때, 

 

푸욱-

 

"하지만 이번 생은 우리 함께 행복할 수 없을 것 같네요. 내 사랑." - 낯선 사람

 

이질적인 소리 입니다. 어느새 당신의 손에는 꽃다발 대신 짧은 단도가 쥐어져 있습니다. 형형색색의 꽃다발은 어느 수간 발치 아래에 구르고 있습니다. 짧은 단도에서는 선명한 적갈색의 붉은 선혈이, 그의 복부에는 붉은 피가 흘러 넘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복부를 쥐며 그 자리에서 쓰러집니다. 당신은 선혈이 낭자한 단도를 멍하니 내려보다 땡그랑-. 바닥에 떨어 트립니다. 그리곤 곧바로 낯선 이의 손을 잡습니다. 당신이 찔렀는데요?? 그에게 연달아 사과를 합니다. 미안해요, 미안해요.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이것 뿐이에요. 와 같은 말들을 반복합니다. 그는 희미한 목소리로 당신에게 속삭입니다.

 

"... 다음에는 반드시...함께 행복해져요. 알겠죠...?"

 

죽음 앞에서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그 미소는, 어딘가 모르게... 누군가의 여름과 맞닿아 있다 느껴집니다. 왜? 어째서 kpc가 생각나는 걸까요? kpc가 쓰러진 뒤, 저 멀리서 총소리 두 발이 들립니다. ...분명 보았습니다. 저 암흑 너머 반짝이던 총구가 말이죠. 그리고 그 총구는 선명히 당신의 심장께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탐사자, 산치체크 합니다. (san 1/1d3)

 

 

<교실>

"탐사자, 탐사자 일어나!"

 

다급히 당신을 깨우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시금 번쩍, 눈이 떠집니다. 흐릿한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다름이 아닌 kpc입니다. 우리 옥상에 있지 않았던가요? 어느새 교실로 온걸까요? 탐사자가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있을 무렵 kpc는 창 밖을 보며 나즈막하게 속삭입니다.

 

"비가 오네. 우산 가져왔어?"

 

창문 너머 여름 하늘을 바라봅니다. 흐린 구름 사이로 물방울들이 똑똑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가느다란 빗방울들은 거대한 장대비로 바뀌어 시원하게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탐사자, 행운판정 가능합니다.

행운판정 성공 시 > 사물함 속 작은 우산이 하나 있었던 것을 기억해 냅니다.

행운판정 실패 시 > 아무래도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었나봐요.

(만일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면 kpc가 우산을 가지고 왔습니다.)

 

"같이 우산 쓰고 갈래?"

 

두 사람은 작은 우산 하나에 서로의 몸을 비집고 들어갑니다. 멸망 이전의 세상이라 그런걸까요? 골목은 고요하고 적막감이 가득합니다. 사람의 발걸음과 대화 대신 낙하하는 빗물들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굵은 장대비가 우산에 툭툭 떨어 집니다.

 

쏴아아아-.

 

두 사람의 목소리조차 이 빗물에 잠길 것 같은 골목. kpc는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탐사자를 보고 활짝 웃습니다. 그리곤 우산 밖으로 뛰쳐 나갑니다. 차디찬 빗물들이 kpc의 머리카락을, 옷을 차례로 적십니다. kpc는 여름과 같은 미소로 당신을 바라봅니다.

 

"이것 봐! 꽃들이 잔뜩 필거야!"

 

그는 또 낯선 언어를 중얼 거립니다. 이번에는 또 무엇을 보여줄건가요? 그가 양팔을 쫘악 벌리자 환상같은 일이 다시금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콘트리트 바닥에서는 작은 새싹들이 비집고 올라옵니다. 새싹은 자라고 또 자라 당신의 종아리께까지 무럭무럭 자랍니다. 이윽고 무럭무럭 자란 줄기들에는 익숙한 꽃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합니다. 꽃의 정체는 다름이 아닌 형형색색의 수국입니다. 옅은 분홍색의, 파란색의, 흰색의 수국들이 폭죽처럼 화려하게 피어오릅니다. 쏟아지는 장대비는 수국의 꽃잎에서, 나뭇잎에서 신나게 미끄럼을 탄 뒤 콘크리트 바닥에 떨어집니다.

 

"지구 종말 전인데 이런 구경도 나쁘지 않으니까! 탐사자, 날 따라와봐!"

 

kpc가 당신의 팔을 잡고 앞으로 달립니다. 탐사자가 들고 있던 우산은 저 멀리, 저 뒤에 덩그러니 바닥을 구릅니다. 하지만 그것을 신경 쓸 여유가 없습니다. kpc의 여름의 미소가, 비현실적인 지금의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는 기분이 가득 합니다. kpc를 따라 이 빗속을 달립니다. kpc와 마찬가지로 머리카락과 옷들이 천천히 빗물에 물들어갑니다. 미소가 지어 집니다.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느꼈던... 그리움의 감정들이 쏟구쳐 오릅니다. 마치 꿈속의 그때처럼 말이에요. 얼마나 달렸을까, kpc와 탐사자는 작은 호숫가에 도착 합니다. 탐사자, 지능판정 가능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우리 동네에 이런 호숫가가 있었을까요? 답은 아니오입니다. 이런 호숫가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이 역시도 kpc가 만들어낸 것일까요?

지능판정 실패 시 > 이 호수에 이질적인 느낌이 듭니다. 여기에 원래 존재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호수 곳곳에는 연분홍색의 연꽃들이 잔뜩 피어있습니다. 부레옥잠과 개구리밥들이 호수 곳곳을 채워 한눈에 보더라도 화려하고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 냅니다. kpc는 신발을 저 멀리 던집니다. 잠시만요, 그 호수에 들어갈 예정인가요? 분명 빠져버릴거에요!

 

"오늘, 네 수호천사가 되어 볼까? 탐사자, 나를 믿지?"

 

뭐라할 틈도 없었습니다. kpc는 당신의 손을 잡고 호수 안으로 뛰어듭니다. 풍덩! 호수에 빠져야할 소리가 들러야할텐데 그 어느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질끈 감은 눈이 스르르 풀립니다. 맙소사,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나를 믿어줘. 나는 오늘 세상이 멸망한다고 하더라도, 너를 믿을테니까."

 

호숫가 위에 두 사람은 서있습니다.  kpc는 탐사자의 손을 잡고 이 호수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그윽한 연꽃 향기과 차분한 비의 향기가 제법 잘 어울린다 생각이 듭니다. kpc도 꽤나 신난 눈치입니다.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자리에서 멈춘 kpc는 길게 자란 연꽃 한송이를 꺾어 제 품에 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아주 익숙하고 낯익은... 누군가가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랑! 윤랑! 어때요?"

 

"모든 것이 끝난다면... 이 연꽃 앞에서..."

 

 하늘하늘한 흰 옷소매,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흑발의 머리카락, 어두운 금빛의 두 눈동자. 일전에 보았던 그 사람입니다. 그는 여름을 닮은 미소를 지으며 당신을 향해 웃습니다. 분명 당신과 눈이 마주쳤어요. 눈을 부비적 거립니다. 다시금 눈 앞에는 kpc가 보이네요. 잘못본게 틀림 없어요.

 

"탐사자? 탐사자?"

 

kpc는 당신 앞에서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어느새 쏟아지던 장대비는 점점 가늘어지기 시작합니다. 뿌옇게 하늘을 가리던 구름들도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허나, 이 호수와 연꽃들은 그대로 남아 비현실적인 이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물어봐야 할것입니다. 궁금합니다. 그 사람은 대체 누굴까요? 왜 자꾸 그 사람을 보면 여름과 맞닿아 있는 kpc가 생각나는 걸까요? 그리고 천사가 멸망할 세계에 온걸까요? 그리고... 왜 나를 아주 오랫동안 기다린걸까요? 물어봐야겠어요. 대체 나와 너는 무슨 사이냐고. 대체 이 이상한 꿈들은 무엇이냐 말이죠.

 

kpc는 덤덤하게 당신의 말을 듣습니다. 허나 일관된 미소로,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그 미소로 덤덤하게 말을 이어 갑니다.

 

"모든 것은 네가 본 전부 그대로야."

 

"탐사자, 아주 오래전부터 나는 널 찾았고"

 

"이 멸망할 세계 속에서 너만 보였어. 다른 것은 보이지 않았어."

 

"그게 전부야."

 

kpc의 말이 끝나자 화려하게 호수를 장식하던 연꽃도, 호수도 어느순간 사라집니다. 아, 다시금 익숙한 골목길로 돌아왔습니다. 장관을 이루던 호수도, 연꽃들도, 화려하게 가득 피어오르던 길가의 수국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kpc는 당신 뒤로 한걸음 물러납니다.

 

"내일 학교에서 보자 탐사자! 내일도 만나!"

 

그 말을 하곤 등을 돌려 저 멀리, 저 멀리 사라집니다. 한 손에는 신발을, 한 손에는 연꽃을 들은 kpc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멸망 3일 전, 교실>

분명히 다시 만나자고 했습니다. 허나 그 다음 날, kpc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뭐,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리 생각했습니다. 허나, kpc는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지 지나고, 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지나도... 학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분명 그 골목에서 분명히 들었습니다. 내일도 보자고 말입니다. kpc가 있어야 할 옆자리가 허무하고 공허하게 느껴집니다. 이제 우리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을텐데. 걱정되는 마음에 당신은 kpc에게 연락해 보지만 kpc는 어느 연락도 받짇 않습니다.

 

세상은 떠들썩 합니다. 종말 3일 전, 이제 학교에 나오는 사람은 탐사자 당신 혼자 뿐입니다. 선풍기조차 틀지 않는 이 학교에 오롯이 홀로 등교 합니다. 맴맴매매맴-. 시끄럽게 여름을 가로지르는 매미의 소리가 들려 옵니다. 뙤얕볕 아래 운동장에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지루하고 또 지루한 멸망 전 학교. 선생님들조차 학교에 나오지 않네요. 하지만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기다리면 그가 오지 않을까 하고 말이죠. 왜 그를 기다릴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창문 너머에서 여름의 바람이 솔솔 불어 옵니다. 꿈이라도 꾼다면 다시 그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부드럽게 다가오는 바람을 자장가 삼아 눈을 감습니다. 꿈이라도 좋으니 한번 더, 너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내가 너를 찾게 되었구나-, 라는 자조적인 생각과 함께 눈을 감습니다. 다시금 세상의 암전이 찾아 옵니다.

 

<???>

다시금 어디를 밟고 있는지 모를 공간입니다. 허나 저번과 다른 것이 하나 있습니다. 당신에게 꽃다발을 건냈던 사람과, 당신에게 연꽃을 보여주던 사람이 평안한 웃음을 지은채 당신의 발치에 누워 있습니다. 그 미소는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바닥에는 피웅덩이가 잔뜩 고여 있습니다. 죄책감과 죄악감이 스믈스믈 올라 옵니다. 분명 나와 상관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바닥에 쓰러진 이들을 지나 앞으로 나아 갑니다. 왜 앞으로 나아가야 하나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느낍니다. 멈추고 싶어도 발걸음을 멈출 수 없습니다. 마치 무언가에 홀린듯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건 꿈일까요? 그러면 꿈에서 깨는게 좋지 않을까요? 하지만 스스로 불러들인 꿈은 깨지 않습니다. 아, 사실은 이 꿈이 현실이고, 현실은 꿈이었던게 아닐까요? 앞으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 갈때마다 어느 한 사람이 당신에게 달려 옵니다. 어느 순간에는 동양풍의 옷을 입은 여성이, 어느 순간에는 정장을 입은 남성이, 어느 순간에는 군복을 입은 군인이, 어느 순간에는 교복을 입은 학생이, 어느 순간에는... 그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말을 합니다.

 

"탐사자, 너를 아주 오랫동안 찾았어!"

 

하나같이 밝고 사랑이 가득찬 말투입니다. 당신을 찾은 것이 무척이나 다행이라는 듯이, 당신을 찾은 것이 무척이나 기쁜일이라는 듯이 말입니다. 환희에 찬 채로 당신을 잡고 우는 낯선이도 있었지요. 허나 대부분 낯선 이들은 한참동안 당신의 곁에서 왱알왱알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모습을 감추거나 스러집니다. 사람들에게 관찰판정 가능합니다.

관찰판정 성공 시 > 그들은 모두 같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kpc, 그와 같은 눈동자를 가졌다는 것이죠.

한 명, 두 명, 세 명... 열 명... 수많은 사람들이 당신 곁을 지키다가 사라집니다. 당신의 발걸음은 매정하게도 그들을 지나칩니다.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어요. 이 어둠의 끝은 어딜까요? 나는 어디에 도착하는 걸까요?

 

"탐사자."

 

저 앞에서 다시금 사람의 인영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또 누구일까요? 어느 사람일까요?  ... kpc입니다. 허나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에게 달려오던 사람들과 달리 그 자리에 멈춰서 있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나는 너를..."

 

애절한 그 한마디는 듣지 못했습니다. 마치 그 말을 일부러 듣지 못하도록 하는 것처럼... 다시금 흐릿한 암전이 눈 앞에 찾아 옵니다. 이제 이 지독한 악몽에서깰 시간인가 봅니다. 꿈에서 깨면 kpc가 있을까요?

 

 

<지구 종말>

다시금 깨어난 곳은 옥상 입니다. 허나, 당신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옥상은 아닌 것 같군요. 종말이다! 종말이 도래했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잠시만요, 종말까지 5일이 아니었던 건가요? 

 

"레쉬트는 생각보다 빨리 이 곳에 오고 있던거야. 어떤 주술을 써도 저 운석은바꿀 수 없었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kpc가 보입니다. 그는 착잡한 표정을 지은채 하늘을 바라 봅니다. kpc의 시선 끝에는 무엇이 있나요? 바로 운석 레쉬트 입니다. 거대한 운석이 눈 앞에 펼쳐 집니다. 아니 손을 뻗으면 맞닿을 거리처럼 가깝게 느껴집니다. 울퉁불퉁한 운석의 표면이 그대로 눈 앞에 와닿습니다. 햇빛은 사라진지 오래요, 오후 4시임에도 불구하고 가로등의 전원이 곳곳에 켜집니다. 옥상에서 내려본 지상은 말 그대로 지옥도입니다. 울부짖는 사람들, 종말이 도래했다며 소리지리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내 힘으로 막아보려 했지만... 무리였어."

(그간 kpc가 보이지 않은 이유입니다.)

"... ... 꿈에서 다 봤겠지?"

 

" 나는 아주 오래 전부터 너를 찾았어. 수십, 수백, 수천년을 지나 억이라는 년을 헤아려야 할정도로 아주 긴 시간동안 말이야. 제국의 황제로, 군인으로, 학생으로, 어린 아이로, 의사로, 요리사로... 너를 사랑했어."

"이 세계가 아닌 수천만의 세계에선 너와 나는 사랑에 빠지고, 내 눈앞에서 너는 죽었어. 이제 49999번째야."

 

"그거 알아? 다가오는 모든 종말 속, 나는 너 밖에 보이지 않았어."

 

"모든 세계에서 잊을 수 없는 존재, 탐사자 너라는 존재. 세계는 필요 없었어 아무래도 좋아. 나는 너와 함께라면 어느 세계든, 어느 나라든 모두 좋아."

"다음 생은 50000번째로 너와 함께할 수 있어. 이번 생은 슬픈엔딩일지 몰라도... 다음 생은 반드시 해피엔딩을 주겠다 어느 위대한 분께서 약속했어. 하지만 다음 세계는... 네 선택에 달려 있어."

"날 사랑하니 탐사자? 날 사랑한다면 다음 번의 생에서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어. 우리 드디어 행복한 삶을 만들어 나갈 수 있는거야."

"만약 거절한다면... 다음 생에선 너와 나는 남남으로 만나겠지. 서로의 길을 걷게 되는거야. 나는 이제 더 이상 너를 그리워하지 못해. 49999번의 생을 망각하게 되겠지."

 

"나는 그 수많은 시간들을 후회한적이 없어. 나는 너를 사랑해."

 

"탐사자, 나를 사랑하니? 그렇다면 다음 세계에서도 날 사랑해 줄 수 있어?"

 

당신은, 지금의 그를 사랑하나요? 수십, 수백, 수천년의 시간을 지나 당신을 찾기 위해, 마지막 해피엔딩을 차직 위해 그가 멸망하는 이 세계에 왔습니다. 그리고 여름의 끝자락, 종말하는 운석 아래 그는 진실된 말로 당신에게 고백합니다. 모든 것은 탐사자,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이 여름의 끝이 시작되었습니다.


 

엔딩 1. 다가오는 종말 속, 나는 너밖에 보이지 않았어.

너를 좋아해. 너를 사랑해. 어렵사리 떨어진 말입니다. 그거 알아? 처음부터 끝까지 나 역시도 이 종말 속 너밖에 보이지 않았어. 진실되고 진실된 한마디가 입 밖으로 나옵니다. 볼가에 흐르는 것은 분명 눈물일 것입니다. 어떤 의미의 눈물인가요 탐사자? 기쁨? 환희? 후회? 미련? 아, 사실 상관 없습니다. 어떤 감정이든 당신은 kpc를 사랑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거니까요.

kpc는 천천히 탐사자에게 다가 옵니다. 조심스레 당신의 어깨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입니다. kpc의 어깨가 들썩입니다. 그는 울고 있습니다.

 

"우리 행복해지자 탐사자."

 

"이제 그 누구도 우리를 떼어놓을 수 없도록 부디 다음에는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이하자."

 

망각이란 가장 잔혹하면서 가장 축복일 것입니다. 탐사자 당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49999번의 생애를 kpc는 전부 기억하고 있을겁니다. 매 순간 모든 것이 종말 그는 당신을 놓치 않고 다음, 다음, 다음을 외쳤을겁니다. 허나 어느 세계에서도 행복한 엔딩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이 지구의 종말 마지막까지도요. 하지만 다음이라면... 다음이라면 우리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kpc는 침묵으로 물은 당신의 질문에 답을 합니다.

 

"함께, 행복해지자. 내가 그렇게 만들게."

 

심장이 요동칩니다. 아, 억만겹의 세월을 스쳐 지나가며 함께한 이 사람에게 다시금 마음이 흔들립니다. 그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습니다. 답을 할필요는 없잖아요. 그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시간동안 당신을 기다렸고, 찾았는걸요. 그러니 그를 믿습니다. 이 다음은 분명 우리가 함께할 수 있는 해피엔딩이 있을거라 믿습니다. 하늘에서는 거대한 운석 파편들이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뜨겁게 타오르는 이 여름도 곧이어 엔딩을 맞이하겠죠. 여름의 끝입니다. 이 세계는, 우리는 종말을 맞이할겁니다. 허나, 함께라면 이 종말도 무섭지 않습니다. 우리의 다음은 해피엔딩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안녕 지구. 안녕 kpc. 멸망하는 이 종말 속, 나는 너를 만나 행복했어.

 

kpc, 탐사자 로스트

이 여름을 닮은 너와 떠나는 여행.

허나 둘 모두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여행.

그러니 다음 여행도 너와 함께할게.

 


엔딩 2. 안녕, 이 종말 속 너를 만나 즐거웠어. (고백을 거절할 경우)

사랑하지 않아요. 사랑하지 않습니다. 동정의 여지는 줄 수 있겠지만 지금의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어렵게 꺼낸 말입니다. 고개가 아래로 떨궈지는 것은, 볼가를 타고 흐르는 것은 눈물이 아닙니다. 사랑하지 않아요. 과거의 나는 당신을 사랑했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닙니다. 그를 바라볼 수 없습니다.

 

kpc는 천천히 탐사자에게 다가 옵니다. 어떤 말을 꺼낼까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말? 혹은 나를 사랑해달라는 말? kpc는 조심스레 탐사자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종말 직전 맞이하는 따뜻한 온기입니다.

 

"괜찮아, 49999번동안 너는 나를 사랑해줬으니까."

 

"나는 그 억겁의 시간동안 너와 함께라서 즐거웠어. 그러니 괜찮아."

 

"이로써 우리들의 엔딩이라면 그 엔딩까지 나는 사랑할게."

 

"... ... 고마워, 사랑해."

 

하늘에서는 거대한 운석 파편들이 지상으로 추락하기 시작합니다. 뜨겁게 타오르는 이 여름도 곧이어 엔딩을 맞이하겠죠.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신의 사랑은 받아줄 수 없습니다. 허나...

 

"마지막 부탁이야. 너와 함께 이 세계의 종말을 맞이해도 될까?"

 

어렵지 않은 부탁입니다. 고등학교 친구의 마지막 부탁으로 생각하면 되겠죠? 혹은... 전생의 연인으로써 마지막 부탁일지도 모르겠네요. 낙하하는 운석의 파편들을 바라봅니다. 아아, 여름의 끝입니다. 이 세계는, 우리는 종말을 맞이할겁니다. 허나, 너와 함께라면 이 종말도 무섭지 않을거라는 그런 생각이 잠시나마 들었습니다. 안녕 지구. 안녕 내가 사랑했던 kpc. 멸망하는 이 종말 속, 나는 너를 만나 행복했어.

 

kpc, 탐사자 로스트

이 여름을 닮은 너와 떠나는 여행.

허나 둘 모두 돌아올 수 없는 마지막 여행.

너를 만나 즐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