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COC

한여름밤의 낭만

TRPG 이나 2021. 6. 20. 16:48

@designedbykeith 님의 커미션 입니다.

 

이 모든 것은 여름밤의 낭만일 뿐입니다.

이 여름이 끝나면 모두 사라질 우리의 낭만입니다.

 

 

<시나리오 개요>

오래된 선풍기가 덜덜 소리를 내며 돌아갑니다. 후덥지근한 습기와 열감은 뜨거운 태양이 자취를 감추어도 이 땅에 남아 있습니다. 여름의 냄새가 바람에 살랑거립니다. 오후 10시,  세상이 잠들 준비를 하는 시간.  탐사자는 창밖을 바라봅니다. 이맘때쯤이면 늘 당신이 즐기던 작은 낭만이 있었지요. 잠들기 전 창틀에 앉아 별도 보이지 않는 도시의 밤 하늘을 보는 것. 그리고 그 속에서 보잘것없는 여름의 낭만을 쫓는 것. 이것이 당신의 소소한 취미였습니다. 자동차 경적 소리도, 시끄러운 사람들의 목소리도, 도시의 소음도 모두 잠들 준비를 하는 이 시간. 탐사자는 여름의 낭만을 만끽합니다. 그때, 저 밤하늘 멀리서 당신에게 다가오는 한 인영이 보입니다. 세상에, 하늘을 걷는 인간이 있다고요? 게다가 그 사람이 kpc라고요? Kpc는 태연스럽게 다가와 당신에게 손을 뻗습니다.

 

"탐사자, 얼른 와!  같이 춤추자."

 

그 날 밤, 모든 것들은 한여름 밤의 보잘 것 없는 낭만이었습니다.

 

<안내사항>

인원 : 1명, 타이만 시나리오

탐사자와의 관계 : 친구~연인상정

kpc, 탐사자 성향 : 친구, 연인

시간 : 롤플레잉에 따라 상이

배경 : 현대

개변 여부 : 상황에따라 개변 가능합니다.  

KP 난이도 : ★☆☆☆ 

PL 난이도 : ★☆☆☆☆

로스트 가능성 : 有

광기 : 없음

사망 : ???

추천 기능 : 관찰, 듣기, 지능

<주의사항>

- brnr.tistory.com/18 시나리오를 키퍼링 하시기 전 가이드를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 해당 시나리오의 라이터는 어떠한 범죄나 사고에 옹호하지 않음을 말씀드립니다.

- 완벽한 해피엔딩은 없습니다. 사망과 질병에 대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본 시나리오는 룰북 없는 키퍼링과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 세션카드 커미션은 가능하나 세션카드 내 제 이름 혹은 계정을 기입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나 혹은 @I_NA_TRPG로 기재 부탁드립니다.)

- 스포일러 언급을 금합니다.

- 악의적인 비난이 보일 경우 시나리오 공개를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 플레이 이후 플레이 기록을 남겨주시거나 태그 해주시면 즐겁게 읽습니다.

- 롤플레잉 위주의 coc입니다. 즐겁게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 개인적인 신화생물 해석이 있습니다.

 

<여담>

- 혹시 새벽이나 아주 늦은 여름밤, 하늘을 바라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아주 어릴적부터 여름 밤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리도 불타던 하늘이 차갑게 식어가는, 그리고 간간히 여름의 냄새가 창문을 통해 흘러나오는게 아주 좋았어요. 여름을 맞이해 여름 관련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습니다.

- 지인분의 자관 헌정 시나리오 입니다. 예쁜 아이들을 위한 시나리오를 쓰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하 이모가 말이야 애들아...

- 전작들에 비해 굉장히 짧은 글입니다. 잔잔한 글을 쓰고 싶었어요.

- 시나리오집 내지 마감이 산더미인데 역시 딴짓하는게 너무 재미있네요. 

- 이번 시나리오도 재미있게 즐겨주세요. 언제나 제 시나리오를 읽어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아래에서부터는 시나리오의 진상이 시작됩니다.>

 

 

 

 

 

 

 

 

 

 

 

<사건의 진상>

이 모든 것은 여름밤의 낭만일 뿐입니다. 이 이야기는 그저 낭만이 가득했던 이야기일 뿐입니다.

 

두 사람은 절친한 친구, 혹은 애정 깊은 연인입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이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깊고 단단합니다. 세상 어느 누구도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수 없을  겁니다. 허나, 유한한 생을 사는 인간에게는 처음과 그 끝이 항상 존재하는 법입니다. 그리고 탐사자와 kpc도 그건 마찬가지겠지요. 세상 어는 누구도 두 사람을 떼어놓을 수는 없겠지만 시간과 세월은 두 사람을 충분히 갈라놓기 충분했습니다.

 

Kpc는 어느 날 현대 의학으로도 고칠 수 없는  희귀병을 앓게 됩니다. 너무나도 잔혹하게 말이죠. 이 희귀병은 아직 진단명조차 붙여지지 않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입니다. Kpc는 알 수 없는 희귀병에 걸렸단 사실을 탐사자에게 숨기지 않습니다. 자신의 수명이 불과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도 숨김없이 말합니다. Kpc는 탐사자에게 이별을 고하고, 마음의 정리를 시작하려 합니다. 허나 탐사자는 kpc를 붙잡습니다. 생의 처음은 함께할 수 없어도 생의 마지막의 길은 외롭지 않게 봐주겠다 말이죠. 

 

그렇게 탐사자와 kpc가 함께하는 1년이 흐릅니다. 두 사람은 앞으로의 생활을 위해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옵니다. 병원이 가까운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입니다. 더군다나 근처 바닷가도 있어 심리적으로도 안정적인 곳입니다. 두 사람은  화초를 키우고 (앞마당에는 화초를 키우고) 함께 요리를 합니다. 따스한 햇볕에 잘 드는 거대한 창이 있는 아늑한 집, 그리고 탐사자와 kpc. 두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 누구도 마지막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봄, 여름, 가을, 겨울 네번의 계절이 흘렀습니다. 의사가 예견한 1년이 훨씬 넘게 kpc는 버텨옵니다.

 

허나 그가 질기게 생을 이어가는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병으로 허약해지는 몸은 어떻게 할 수 없었습니다. 탐사자가 새벽에 응급 앰뷸런스를 호출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먹는 약의 갯수도 열알이 넘었으며 수도 없이 병원 응급실의 문턱을 드나들었습니다. 이제 kpc는 탐사자의 도움 없이는 생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kpc는 탐사자와의 삶을 이어갑니다. 

 

탐사자는 kpc에게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각오한 일들이라고 하며 말이죠. 그렇게 두 사람의 여름이 왔습니다. Kpc는 휠체어에 앉아, 탐사자는 의자에 앉아 거대한 창 너머의 여름을 구경합니다. 여름의 냄새가 거실을 가득 채웁니다.

 

"있잖아 kpc, 나 소원이 하나 있어."

 

"이 여름밤에 너와 함께 다시 춤을 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말이야."

 

"그리고... 너와 일상적인 것들을 다시 해보고 싶어. 바닷가를 걷는다거나, 청소를 한다거나, 요리를 한다거나..."

 

Kpc는 흐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그 소원은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세월은, 병은 야속하게 kpc를 더더욱 말라가게 합니다. 그리고 지독하게 더운 7월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습니다. Kpc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침대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Kpc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 본능적인 예감을 하게 됩니다. 

 

생에 미련이 남았습니다.

아직 소중한 사람이 자신에게 남아있습니다.

꼭 이루어주고 싶었던 꿈까지 있습니다.

 

Kpc는 이루어지 못할 꿈을 이름도 없는 신에게 빌어봅니다. 이루게 해주세요. 생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하고 말이죠.

그리고 그 간절한 소망을 들은 신화생물이 kpc의 가여운 소원을 들어주고자 합니다. 이 것은 노덴스의 자비입니다. 

단 이 모든 것은 생의 마지막 소원이기에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모든 낭만이 끝난다면 kpc는 탐사자와의 이별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그러니 이 모든 것들은 한여름밤의 낭만입니다.이 여름이 끝나면 사라질 우리들의 낭만입니다.

 

 

 

 

 

 

 

<도입,  탐사자의 집>

bgm - 세레노, 메르헨 왈츠

너무나도 비현실적인 상황 입니다. 창문 너머에서 뻗어오는 손은 분명 kpc의 손입니다. 어떻게 kpc가 하늘을 날 수 있는거죠? 절대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차라리 이게 꿈이었다고 말하는게 좋을정도로요. 당신은 멍하니 kpc가 뻗은 손을 바라봅니다.

 

"내 손을 잡아 탐사자. 같이 춤추자."

 

뚱딴지 같은 소리 입니다. 하늘에서..., 하늘에서 춤을 출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망설이는 당신을 행해 kpc는 당신의 손을 잡습니다. kpc의 손이 탐사자의 손에 닿자 꿈을 꾸는 것 마냥 몸이 천천히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바닥에서 발끝이 떼어집니다. 마치 피터펜의 손을 잡은 웬디처럼 kpc의 손을 따라 저 높은 하늘로 날아 오르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보이는 건물들이, 사람들이, 차들이, 가로등이 너무나 조그맣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작은 주택, 사람, 가로등을 바라보고 있자면 소인국에 온 거인이 된 느낌이 듭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거죠? kpc는 행복한 미소를 한껏 짓습니다. 

 

"예전부터 너와 함께 여름밤 아래에서 춤을 추고 싶었어."

 

"어때? 같이 춤추자!"

 

kpc의 어깨에, 허리에 손이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올라갑니다. 어느새 손을 올렸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어떻습니까? 여름의 다정한 바람이 기분좋게 불어오고, 당신 앞에는 소중한 kpc가 있는걸요? 거절할 필요는 없겠지요. kpc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허공에서 당신과의 왈츠를 시작합니다. 한걸음, 한걸음 옮기는 kpc의 발걸음에 다정함이 묻어 나옵니다.  kpc의 리드에 맞춰 당신 또한 kpc를 따라 발걸음을 옮깁니다. 세상을 발 아래에 두고 춤을 추는 왈츠는 어떤가요? 어디를 밟고 있는지, 무엇을 밟고 있는지초자 모르지만 괜찮습니다. kpc의 얼굴에는 행복의 미소가 가득하거든요. 마치 두사람은 이 세계에 남겨진 주인공 같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도 잠시, 당신은 이 행복에 갑작스러운 의구심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어째서일까요? 탐사자, 지능판정 가능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사실 왈츠라는 것은 생에 태어나 처음 춰봅니다. 이런 춤은 배우지도 않았는걸요. 하지만 어째, kpc를 따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kpc가 당신을 배려해 줘서 그런걸까요? 아니, 어째 춤을 추는 것이 어째 익숙합니다. 오래 전 둘이서 같이 이런 춤을 춰본적 있는 것 처럼 말이지요.

 탐사자, 실패여부와 상관 없이 다시금 지능판정을 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알 수 없는 기억이 흘러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의자에 앉아 있는 kpc가 보입니다. kpc의 눈가는 붉습니다. 아, 어째 그를 보니 마음 한켠에서 슬픔이 물밀듯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kpc는 이를 악물며 울음을 참습니다.
"반드시, 꼭 그렇게... 내가 만들게."
번뜩. 정신이 다시금 듭니다.


지능판정 실패 시 > 의자에 앉아 있는 kpc가 보입니다. 하지만 온 세상이 블러처리를 한 것 처럼 그저 뿌옇게 보입니다. 주변의 사물, 당신의 손, 심지어 눈 앞에 있는 kpc의 얼굴조차 명확히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째 그를 보니 마음 한켠에서 슬픔이 물밀듯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어째서일까요?
"반드시, 꼭 그렇게..."
번뜩. 정신이 다시금 듭니다.

(이는 탐사자의 오래된 기억 중 하나입니다. 바로 탐사자가 자신과 함께 춤을 춰보고 싶었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의 kpc의 반응입니다. 그러므로 kpc의 말을 개변해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나올 부분부분 지능판정 성공 시 탐사자는 이것이 결국 한여름 밤의 꿈일 뿐이며, 한여름 밤의 낭만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하는거야? 탐사자?" 

 

고개를 들어 kpc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kpc는 무척 행복해 보입니다. 일어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kpc는 마냥 행복해 합니다. 허리에 닿아 있던 손이, 맞잡았던 손이 떼어집니다. kpc는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당신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네요. 

 

"친애하는 나의 탐사자, 이 밤의 여흥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해요."

 

"다름이 아닌 오늘 밤, 많은 것들을 친애하는 나의 탐사자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이 밤이 끝날 때까지 우리의 낭만에 취해보이는건 어떠신가요?"

 

평소 kpc가 이런 말들을 했었던가요? 아하하, 예의를 차리고 정중히 당신에게 인사를 건내는 kpc는 퍽이나 다정합니다. 늘 언제나 당신이 알고 있던 kpc네요. kpc는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고민할 것이 있나요? 망설일 것이 있나요 당신? kpc가 건내는 손 위에 손을 포개어 올립니다. kpc의 얼굴에는 햇살같은 미소가 은은히 퍼집니다. 

 

"좋은 선택입니다. 자, 그러면 이 kpc와 함께의 낭만 즐겨 보시죠!"

 

kpc는 어째 당신보다 더 들뜬 것 같네요. 두 사람은 네버랜드에 도착한 피터팬과 웬디를 연상케 합니다. 아아, 이제 후크선장만 없다면 이 곳은 완벽한 네버랜드일지도 모르죠! 부유하던 몸이 천천히, 천천히 가라앉습니다. 춤을 추며 이리저리 허공을 돌아다닌 탓에 까마득히 먼 곳으로 왔습니다. 쏴아아-. 바다 소리가 들려옵니다. 시선을 아래에 두니 거대한 바다가 포말을 만들어 내며 흩어지고 있습니다. 이 곳은 바다 입니다. 탐사자, 듣기판정 가능합니다.

듣기판정 성공 시 > 포말이 흩어지는 소리 속, 다른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소리는 분명 응급 앰뷸런스의 소리와 닮아 있었습니다. 

듣기판정 실패 시 > 포말이 흩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 바다입니다.

 

 

<바닷가>

bgm - 그 여름, 그 바다 (신지호)

kpc의 손을 잡은채로 바닷가 모래 사장에 발을 디딥니다. 완벽한 착지였네요. 바다의 포말이 모래사장에 번지고 흩어지기를 반복합니다. 바위에 부딕쳐 만들어내는 파도 소리는 밤이 되어서도 끊기지 않습니다. 게다가 바닷가에 띄엄띄엄 설치되어 있는 가로등 때문인지 그리 어둡지 않네요. 산책하기 딱 좋은 곳입니다.

 

"조금 걸을까?"

 

"사람도 없고, 달도 예쁘고, 바다도 아름다운데 말이야. 함께 걷자."

 

활짝 웃는 kpc가 시선에 들어 옵니다. (만일 심리학 판정 성공 시 kpc가 마치 이 순간을 기다려온 사람마냥 들떠있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두 사람은 걸음을 맞춰가며 포말이 번지는 모래사장을 걷습니다. 그러고보니 kpc도 탐사자 당신처럼 맨발이군요. 간혹 장난스러운 파도가 슬그머니 다가와 두 사람의 발등을 간지럽힙니다. 지금부터는 롤플레잉 구간입니다. (kpc가 맨발인 이유는 현재 kpc의 본 육체가 병실에 누워있기 때문입니다.)

 

(롤플레잉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롤플레잉에 시간을 두지 않습니다.)

1. 오래간만에 바다에 온 것 같아. 너와 함께한 바다가 언제였더라?

2. 쌀쌀하지도 않고, 너무 덥지도 않아. 이런 밤은 어째 낭만에 취해버릴 것 같지?

3. 기억하니? 우리 나중에 돈을 아주 많이 벌면 이런 바닷가 근처의 집으로 이사오기로 했던거 말이야.

4. 춥지는 않지? 카디건 줄까?

 

어느정도 롤플레잉을 했다면 다음으로 넘어가 주세요. 롤플레잉을 마친 탐사자는 바닷가에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관찰판정 성공 시 > 이상합니다. 보통 이맘때의 저녁이라면 사람이 많아야하지 않나요? 반려견을 산책시키는 사람,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사람, 가족과 나들이를 나온 사람이 보여야 하는데 말이죠. 어째 사람의 인영이라고는 우리 둘 뿐입니다. 

관찰판정 이후 지능판정 가능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그러고보니 집은 어디로 할까? 역시 바닷가 근처 어때? 파도가 보이고, 아침이면 윤슬이 보이는 바닷가! 낭만적이지 않아?"
여전히 의자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kpc가 보입니다.
"그리고 ■■과 멀지 않았으면 좋겠어. 역시 ■때문에 네가 곤란해지는 것은 싫거든."

지능판정 실패 시 >
"그러고보니  어디로 할까? 역시  근처 어때? 파도가 보이고, 아침이면  보이는 ! 낭만적이지 않아?"
여전히 의자에 앉아 당신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하는 kpc가 보입니다.
"그리고 ■■과 멀지 않았으면 좋겠어. 역시 ■때문에 네가 곤란해지는 것은 싫거든."

("그리고 병원과 멀지 않았으면 좋겠어. 역시 나때문에 네가 곤란해지는 것은 싫거든." 이라는 말입니다. 병원과 멀지 않은 곳. 그곳이 탐사자와 kpc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던 것입니다.)

 

아, 또 낯선 기억들이 머릿속에서 떠오릅니다. 분명히 당신이 모르는 기억들이에요. 하지만 어째서일까요? 익숙하다는 느낌이 너무나도 강렬합니다. 역시 기억 속에 있는 kpc 탓일까요?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눈살을 찌푸리자 kpc는 당신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어디 안좋아 보여. 괜찮아?"

 

걱정스러운 눈길로 당신을 바라보는 kpc가 다시금 시선에 담깁니다. 혼란스럽습니다. 이 기억은 뭐죠? 그리고 들리지 않던 단어들도 있던 것 같은데... kpc는 혹시 이러한 것들을 알고 있을까요?

(여기서 kpc에게 탐사자가 질문을 할 수 있습니다. 질문의 예시는 다음과도 같습니다.)

 

1. 혹시 우리 오래 전에 바닷가에서 살기로 하지 않았어?

→ 응! 몇년 전에 우리 함께 바닷가 근처에서 같이 살기로 하지 않았어? 아직도 기억해 주고 있다니 기뻐.

 

2. 지금 모든 일들이 비현실적인 것 같아.

→ 한여름밤에 이런 낭만도 있어야하는 법이야. 근사한 낭만이니 괜찮지 않아?

 

3. 왜 이런 비현실적인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 나도 몰라. 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너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한번 해보고 싶었어.

 

4.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데 혹시 무슨 일이 벌어진걸까?

→ 글쎄, 우리가 운이 좋은게 아닐까? 

 

(결코 마지막이라는 말을 해서는 안됩니다. 탐사자는 kpc와 일상적인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만약 여기서 진상을 알게 된다면 더 이상 일상적인 롤플레잉이 불가능하게 됩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능청스럽게 넘어가 주세요.)

 

"그래서, 나 결국 이 근처에 집을 얻게 되었어."

 

"너도 마음에 들면 좋겠다. 사실 집들이를 해서 다같이 초대할까 싶었지만 역시 너에게 먼저 보여줄래. 이 앞으로 조금만 가면 돼."

 

kpc는 이러한 상황에서도 태연스러움을 유지합니다. 확실합니다. 그는 말하기 싫은 무언가가 있습니다. 당신의 의심스러운 눈초리가 계속 이어지자 kpc는 차분한 목소리로 당신의 의구심을 해결합니다.

 

"뭐, 어때. 우리는 그저 이 여름의 낭만을 즐기면 되는거야 탐사자."

 

 탐사자, kpc에게 심리학 판정 가능합니다.

심리학 판정 성공 시 > 그는 오늘 내내 그는 놀이공원에 온 아이마냥 들떠 있었습니다.춤을 출때도, 바닷가에 있을 때도 말이죠. 하지만 지금 차분히 가라앉은 말투에서, 표정에서 슬픔이 묻어 나옵니다. 그저 낭만을 즐기라면서?

"그러니 우리는 지금의 낭만을 즐기자. 그러니 지금의 우리를 바라봐 주면 안될까?"

 

kpc는 슬픈 눈빛을 지웁니다. 마치 그는 지금의 이상황을 즐겨야 한다고, 지금을 함께하자 보채듯이 말합니다. 그의 간절한 부탁에 더 이상의 어떠한 말도 꺼낼 수 없습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이는 수밖에요. 도란도란 일상적인 이야기를 이어 나갑니다. (짧게 롤플레잉을 해주세요. kpc가 바랬던 일상적인 것들로 말이죠. 좋아하는 요리, 취미생활, 바닷가 우리가 흔히 대화하는 주제로 말입니다.)

 

그렇게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다보면 바닷가 근처에 있는 주택 앞에서 두 사람은 멈춥니다. (아파트, 단독주택, 펜션 어디든지 좋습니다.)

 

<바닷가 근처의 주택>

kpc의 집은 바닷가 근처의 새로 건축된 주택입니다. 바닷가가 바로 앞에 있어 바닷가를 한눈에 볼 수 있네요. kpc가 도어락의 문을 열고 집안 내부로 들어 섭니다. kpc의 집이 한눈에 들어 옵니다. 바닷가를 담은 거대한 창문과, kpc의 성향이 잘 묻어나오는 집의 인테리어들이 가장 눈에 띄네네요. 평소 kpc가 좋아하던 소품들과 액자들도 보입니다. (이때 kpc가 좋아하는 인테리어 소품을 묘사해 주세요!) 이 집 전체에 kpc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사소한 것 하나하나 전부 그의 손길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집은 kpc의 집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함께 살던 집입니다.) 

 

탐사자는 [주방], [거실] 을 차례로 조사 가능합니다. 

 

▶ 주방

깔끔한 우드계열의 식탁이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따스한 주방입니다.  kpc는 출출할텐데 간단한 요리를 만들어 주겠다며 당신을 식탁에 앉으라 하는군요. 식탁에 앉아 요리를 하는 kpc의 뒷편을 바라봅니다. 귀여운 고양이가 그려진 앞치마를 매고 능숙하게 야채를 손질합니다. 탐사자, 지능판정을 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처음와보는 이곳에 아주 익숙함을 느낍니다. 마치 밤하늘에서 춤을 췄던 것처럼 말이에요. 아주 그립고, 아주 마음이 아려오는... 어째 그런 감정이 새록새록 피어오릅니다.

지능판정 실패 시 > 처음와보는 이곳에 아주 익숙함을 느낍니다. 역시 kpc가 살고 있던 곳이라서 그런걸까요?

곧이어 듣기판정을 합니다.

듣기판정 성공 시

"감바스 알 아히요는 일단 새우부터 손질 해야 해. 그 다음으로는 양송이 버섯을..." - 탐사자

"양송이 버섯은 통채로 넣으면 돼?" - kpc

"아니!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야해. 칼에 손이 베이지 않게 조심해." - 탐사자

탐사자, 당신의 목소리가 머릿 속에서 울립니다. kpc를 위해 설명을 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어렴풋이 머릿속에 무언가의 기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두 사람은 같이 요리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분명 감바스 알 아히요를 만들었지요. 매번 얼렁뚱땅 요리를 망치는 kpc를 위해 탐사자가 내린 특단의 조치였습니다.





듣기판정 실패 시 > "는 일단 부터 손질 해야 해. 그 다음으로는 을..." - 탐사자

"은 통채로 넣으면 돼?" - kpc

"아니!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야해. 칼에 손이 베이지 않게 조심해." - 탐사자

탐사자, 당신의 목소리가 머릿 속에서 울립니다. kpc를 위해 설명을 하는 두 사람의 목소리입니다. 아, 그러고보니 어렴풋이 머릿속에 무언가의 기억 하나가 떠오릅니다. 두 사람은 같이 요리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분명... 간단한 요리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매번 얼렁뚱땅 요리를 망치는 kpc를 위해 탐사자가 내린 특단의 조치였습니다.

(이는 지난 봄의 기억입니다. 두 사람은 함께 살기 시작하며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그 중 하나는 요리를 못하는 kpc에게 탐사자가 요리를 알려주기 시작한 것입니다. 집에 들어오면서 탐사자는 떠오르는 기억들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되며 결국 마지막에는 이 모든 것들이 우리에게 벌어졌던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집이 예쁘지? 창문을 좀 큰걸로 해봤어. 바닷가라 햇볕이 아주 잘드거든."

 

kpc는 식탁 위에 감바스 알 아히요와 바게트 몇조각이 올려진 접시를 식탁에 내려 놓습니다. 언제 kpc가 이렇게 요리를 잘했었죠? 분명 핫케이크를 만들면 새카맣게 태운 달 크레이터 케이크를 만들어내기 일쑤였는데 말이에요.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바게트 위에 새우와 토마토를 올려 한입 베어뭅니다. 으음, 맛있어요! 완벽한 감바스-알-아히요입니다!

 

"맛있지? 네가 전에 알려준 요리방법으로 해봤었어. 탐사자, 나 이제 요리는 어느정도 한다?"

 

어깨를 펴고 거드름을 피우는 kpc가 보입니다. 마치 강아지마냥 칭찬해달라는 눈치네요. 달의 크레이터 케이크에서... 감바스 알 아히요까지 발전하다니 kpc의 노력이 보여 기특해집니다. 여기까지 발전한 것을 보면 칭찬해줘도 괜찮지 않을까요? (여기서 식사를 하며 어느정도 롤플레잉 후 다른 장소로 이동해 주세요. 거진 마지막 롤플레잉의 구역입니다.)

 

▶ 거실

bgm - 너의 색으로 물들다 (신지호)

푹신한 흰 쇼파와 벽걸이 TV, 거실 한가운데의 테이블이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대한 창 사이로 달빛이 고개를 내밀며 찬란히 빛나고 있습니다. 분명 햇빛에 비춰 반짝여야 할 썬캐쳐가 달빛에 반짝여 밤의 색을 거실 곳곳에 비춰 추고 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작은 화병이 올려져 있습니다. 화병에 꽃혀 있는 꽃은 다름이 아닌 해바라기네요.

 

"여름이잖아. 해바라기는 이때 아니면 못보니까."

 

썬개쳐의 빛에 부숴진 빛조각이 해바라기의 꽃잎에 닿습니다. 탐사자, 다시금 지능판정 합니다.

지능판정 성공 시

"... 탐사자, 나 해바라기가 보고 싶어."

어김없이 겪어보지 못한 기억들이 머릿속에 쏟아 집니다. 휠체어에 앉은 채 이 거실 창문 밖을 바라보는  kpc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씩씩하고 다정하던 kpc의 말투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체념한 말투입니다.

"이 여름이 끝날때 까지... 과연 내가 ■ 있을까?"
"이 여름이 끝날때 까지... 과연 내가 살아 있을까?"



지능판정 실패 시 > "... 탐사자, 나 가 보고 싶어."

어김없이 겪어보지 못한 기억들이 머릿속에 쏟아 집니다. 휠체어에 앉은 채 이 거실 창문 밖을 바라보는  kpc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씩씩하고 다정하던 kpc의 말투는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체념한 말투입니다.

"이 여름이 끝날때 까지... 과연 내가 ■ 있을까?"

아아... 모든것을 체념한 kpc의 말이 어째 너무 허망하고, 마음 아프고, 모든 것을 포기한 것만 같습니다. 처음보는 낯선 그의 모습니다. 단 한번도 그는 당신에게 이런 허망함을, 슬픔을 내보이지 않았습니다. 강렬한 슬픔이 머리를 지배합니다. 양 볼에 흐르는 것은 눈물입니다. 어째서?

"나는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탐사자."

"나는 네가 그저..."

쾅!!!쾅쾅!!!

시끄러운 소리가 현관문 쪽에서 들립니다. 탐사자 당신은 맨발로 달려가 현관문의 문을 엽니다. 현관문의 문을 열기 무섭게 119 구조대원들이 집 안으로 들이 닥칩니다. 왜애애앵-!, "삐용삐용-. 온갖 잡스러운 소음들이 파도의 포말 소리를 침묵으로 물들입니다. 이것은 아주 오래 전의 나와 너의 기억입니다.

"지금 당장 이 근처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하겠습니다."

"빨리 가주세요!! 빨리요!!" - 탐사자

"아아, 도착했습니다. 바로 병원으로..."

"치직-, 치지직."

"왜애애애앵-!!"

난잡스러운 상황이 물밀듯이 쏟아 집니다. 들것에 실려 문 밖으로 나가는 kpc, 그리고 그 모든 것들 지켜보는 탐사자. 난잡하게 어질러진 집, 그리고 거실 한가운데에 넘어진 휠체어. 분명 겪어보지 못한 일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익숙한 이 상황은, 몰아치는 이 슬픔의 감정은 이 상황이 절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머릿속에는 끊임없이 119 구조 앰뷸런스 소리가 울립니다. 옛 기억을 떠올린 탐사자, 산치체크 합니다. (sans 1d3/1d4)

 

"미안해 탐사자."

 

희미한 목소리였지만 똑바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가느다랗고 힘없는 목소리였지만 분명히 들었습니다. kpc의 목소리 입니다. 퍼득, 정신이 듭니다. 쉴새 없이 쏟아지는 눈물은 바닥의 카펫에 선명히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주변을 둘러 봅니다. 방금 전까지만 있던 kpc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솨아아-, 쏴아. 바다의 포말이 번지며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적막함이 집을 한가득 채웁니다.  탐사자는 [kpc의 방], [??] 을 차례대로 조사 가능합니다.

 

 

▶ kpc의 방

가장 안쪽에 있는 kpc의 방입니다. 덜컥, 손잡이를 돌려 방 안을 살핍니다. 방 안을 살펴보자 탐사자는  낯선 것들이 가득한 방안을 마주하게 됩니다. 책상 위에 올려져 있는 주사기와 형형색깔의 약들. 병원에서 볼법한 자동식 침대와 휠체어. 벽면에는 약물의 복용 효과와 하루 몇알을 먹어야 한다는 종이가, 근력운동에 관한 종이가, 병원을 다녀야하는 일정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당신은 깨닫습니다. 왜 그토록 kpc가 숨기는 것이 있었는지. 왜 그토록 kpc는 숨기고 싶어했는지. 그토록 자신에게 말해주지 않은 비밀이 무엇인지. 그것은 바로... kpc의 죽음입니다.

 

상기시킨 감정은 심장을 찢는듯한 아픔과 슬픔입니다. 슬픔이 벅차 오릅니다. 무뎌질것이라 생각했던 이 감정이 한껏 홍수처럼 밀려와 탐사자를 잡아 먹습니다. 1년전 봄, kpc는 당신에게 고백을 합니다.

 

자신은 현대 의학으로도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에 걸려 1년밖에 살지 못한다고. 그러니 너에게 이별의 아픔을 주고 싶지 않으니 우리의 만남은 여기까지여야 한다고. 하지만 당신은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러지 못했습니다. kpc를 좋아했고, 사랑했기에 그의 마지막을 함께 봐주겠다 약속합니다. 그리고 늘 당신은 그 약속을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늘 함께했습니다. 봄에는 같이 바닷가 근처에서 봄의 바다를 마주했습니다. 여름에는 호수로 놀러가 늘푸른 초목들을 구경했습니다. 가을에는 휠체어에 탄 kpc와 함께 형형색색의 단풍을 구경했으며, 겨울에는 흰 포말이 번지는 겨울 바닷가 앞에서 둘만의 낭만을 즐겼습니다. 그리고 기적적으로 kpc는 한계절을 돌고 돌아 다시금 지금의 여름을 맞이 했습니다. 허나 그 기적을 만들어 주던 것은 탐사자, 당신입니다.

 

계절이 지나간 그 자리에는 많은 일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응급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의 문턱을 들락날락 거리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kpc의 몸은 날이 가면 갈수록 병은 악화 되었고 병원에서도 kpc의 고통을 덜어주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희귀병이기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요. kpc의 몸은 날이 가면 갈수록, 계절이 바뀌면 바뀔수록 야위어만 갔습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 kpc는 마침내 당신과의 마지막 이별을 준비합니다. kpc는 더 이상 이 곳에 있을 수 없습니다. 병실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던 것, 그것이 마지막 kpc와의 기억이자 만남입니다. 탐사자, 산치체크 합니다. (sans 1d3/1d4)

 

소리내어 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쏟아져 내리는 슬픔의 비는 그 누구도 멈춰줄 수 없었습니다. 평상시였다면 kpc는 등을 두드리며 괜찮다 했을텐데. 이 곳에는 더 이상 kpc는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것은 모두 한여름밤의 낭만일 뿐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우리의 지독한 낭만입니다. 탐사자, 마지막 [??] 구역 조사 가능합니다.

 

▶ ??의 방

옷소매가 눈물로 적셔집니다. 어떠한 슬픔이 기다리고 있을지 두렵습니다. 하지만, 망설이지 않습니다. 후회하지 않기로 결심했으니까요. 문고리를 당겨 문을 천천히 열어 봅니다. 눈에 들어온 것은... 익숙한 방입니다. 그야 탐사자 당신의 방이니까요.

 

"우리들의 집은 바닷가 근처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병원 근처일것!" - 탐사자

"어찌됐든 네가 아프면 빨리 병원으로 가야 하니까 말이야." - 탐사자

 

재잘거리며 kpc에게 했던 말입니다. 탐사자 당신은 kpc의 죽음을 봐주겠다 약속한 뒤로 함께 살아갈 집을 구했습니다. 맞습니다, 바로 이 곳이 kpc와 탐사자가 1년하고도 두 계절을 함께한, 그 집입니다. 수 많은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그리고 병원과 멀지 않았으면 좋겠어. 역시나 때문에 네가 곤란해지는 것은 싫거든."

"... 탐사자, 나 해바라기가 보고 싶어."
"이 여름이 끝날때 까지... 과연 내가 살아 있을까?"

"탐사자, 있잖아 감바스는 어떻게 해?"

"탐사자 혹시 썬캐쳐는 어때? 만들어 볼래?"

"탐사자!"

"탐사자...."

 

... 이 모든 집안 곳곳 작은 소품조차 둘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결코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던 kpc의 집념이기도 했습니다. 익숙한 나의 집, 그리고 소중한 네가 있을 우리의 바닷가 근처의 집. 익숙한 방을 살펴 봅니다. 늘 쓰던 침대와 옷장, 그리고 테이블. 별다를 것이 없고 심심할 나의 공간입니다. 아니, 평상시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창문이 있어야할 곳에 거대한 문이 생겨 있습니다. 여름의 달을 닮은 연노란색의 문입니다. 이것 역시도 여름의 낭만일 뿐인가요? 탐사자, 듣기판정 가능합니다. 

 

듣기 판정 성공 시 >"널 기다리고 있어 탐사자."
이 문 너머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분명 kpc의 목소리였습니다. 그렇다면 망설일 것이 없습니다. 

당신은 직감합니다. 아, 이 문을 열게 된다면 우리는 이제 이별을 고해야 할것이라고. 삶의 직감이, 본능이 말해주고 있습니다. 만약 이 문을 열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이 환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다만... 다만 지금 아주 많이 kpc가 보고 싶습니다. 자, 탐사자 어떻게 할건가요? (엔딩 분기입니다.)

 

 


 

 

 

 

1. 우리는 아름다웠고, 그 여름에는 찬란히 빛나는 우리의 낭만이 있었다. (문을 열 경우)

bgm - 마트료시카  Sared Play Secret Place (가사가 있는 노래입니다.)

망설임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kpc,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너와 쭈욱 함께 하고 싶었어. 끼이익-. 낡은 중첩이 삐걱거립니다. 문 틈사이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흰색의 눈부신 광휘는 당신을 집어 상킵니다. 눈부신 광휘에 그만 눈을 찌푸립니다. 끔벅끔벅, 광휘가 사라지자 펼쳐진 관경은 지독하게 아픈 현실입니다. 1인실 병실에 산소 마스크 없이 숨을 가쁘게 쉬는 kpc가 보입니다. 이제 우리의 낭만은 끝이 났습니다. 이제 이 한여름밤의 낭만은 사라질 것입니다. kpc의 앞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kpc, 나 네가 보고 싶었어. 갑자기 사라져서 놀랐어. 잠시동안 끊어진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기 시작합니다. 슬픔에 겨운 당신의 표정과 달리 삶의 마지막의 끝에 서있는 kpc는 정말 평안해 보이는 얼굴입니다. 

 

"안녕, 탐사자."

 

뒤를 돌아봅니다. 그 곳에는 환자복을 입고 있는 kpc가 보입니다. 잠시만요, 여기의 kpc는 그럼 누구죠? 

 

"현실의 나는 이렇게까지 죽어가고 있구나."

 

kpc는 씁쓸하게 웃으며 누워있는 자신을 바라봅니다. kpc에게 손을 뻗습니다. 허나 잡히는 것은 그 무엇하나 없네요. 아무래도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kpc는 당신의 옆에 있기로 했나봐요.

 

"탐사자, 우리의 마지막은 예측하고 있었잖아. 나는 결국 너와 헤어질 운명이었고 결국 이별의 슬픔은 겪었어야 했어. 그게 이제야 긴 시간 끝에 도달한것 뿐이야."

 

kpc는 당신과 눈을 마주하며 미소를 지어보입니다. 죽음의 시작 앞에 선 사람의 미소는 행복하기만 합니다. kpc, 당신은 죽음이 무섭지 않아요?

 

"탐사자... 혹시 기억 나?"

 

"내가 휠체어에 겨우겨우 앉아 있을때 네가 했던 말들 말이야."

 

다시금 머릿속을 파고드는 기억 하나가 있습니다. 

그날 역시도 별다를 것 없을 일상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휠체어에 앉아, 한 사람은 의자에 앉아 나란히 앉아 창가에 앉아 달빛에 반짝이는 윤슬을 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의 이별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요. 적막을 깬 것은 탐사자 입니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탐사자는 kpc에게 간절한 소원을 말합니다.

"있잖아 kpc, 나 가끔 생각을 하나 해."

"이 여름밤에 너와 함께 다시 춤을 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말이야."

"그리고... 너와 일상적인 것들을 다시 해보고 싶어. 바닷가를 걷는다거나, 요리를 한다거나..."

숨죽여 울던 kpc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는 흐느끼고 있습니다. 가느다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쌉니다. 허나 손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은 분명 눈물이었습니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룰 수 있던 것들이기에 더욱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반드시, 꼭 그렇게... 내가 만들게."

그렇게 만든다고, kpc는 당신에게 약조 했습니다.

 춤을 추고 요리를 하고 바닷가를 걷고. 이 모든 일상적인 것들은 당신이 원했던 것입니다. 특이할 것 없는 두사람의 바램이기도 했습니다. 비로소 kpc는 죽음의 끝에서 비현실적인 방법들로 탐사자 당신이 원했던 이루지 못할 소원들을 이루어 줬습니다. 여름밤의 낭만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말이죠.

 

심전도의 그래프가 격렬히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산소포화도의 수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숨가쁘게 빠른 호흡을 이어가는 kpc가 눈에 담깁니다.

 

"곧 나는 죽을거야 탐사자."

 

"그래서 나는 마지막을 적어도 너와 함께 보내는 소원을, 너를 위한 마지막 일상을 보내고 싶었어."

 

"부탁이 하나 할게. 탐사자, 나와 네가 만난 모든 날들이 그저 변덕스러운 여름밤의 꿈이라 생각해줘."

 

"너는 아주 깊은 꿈을 꾼거야. 그저 지독하게 아픈 여름의 낭만에 시달렸던거지."

 

삐-, 삐-, 삐-.

 

심전도에서 다급한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의사와 간호사는 kpc의 상황을 보기 위해 다급히 병실 안으로 들어 옵니다. 그리고 몇분이 흐르지 않아 마침내 심전도의 곡선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삐이이-.

 

"사망선고 하겠습니다.  x월 xx일, xx시 xx분 사망하셨습니다."

(세션 날짜의 달과 일, 시간으로 설정해 주세요.)

 

의사의 사망선고가 단두대의 칼날처럼 매정하게 떨어집니다. 보낼 수 없습니다. 소중한 너를 다시금 붙잡고 싶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은 붙잡을 수 없습니다. 주검이 되어버린 kpc를 멍하니 바라 봅니다. 흰색의 천이 얼굴까지 덮어지고, 사망선고를 마친 의사와 간호사는 문 밖으로 이동합니다. 밖이 소란스럽습니다. kpc는 멍하니 주검을 바라보는 당신을 쓰다듬습니다. 환자복을 입은 그는 후련한 미소를 지으며 연기처럼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분다면 그대로 아무런 자취도 남기지 않고 하늘로 날라가버릴 것 같습니다.

 

"안녕, 다음생이 만일 있다면"

 

"이번에는 내가 너를 찾아갈게."

 

"고마워 탐사자. 안녕."

 

그 말을 끝으로 그의 인영은 자취를 감춥니다. 작은 먼지조각 하나조차 남기지 않습니다. 뒤늦게 그가 있던 허공을 잡아 보지만 그 무엇 하나 잡히지 않습니다. 아, 지독한 아픔이 가슴 속에 맴돕니다. 심장이 아려 옵니다. 모든 것을 각오한 일들이지만 머리는, 가슴은 그 무엇하나 이해하지 못합니다. 바보같은 kpc, 바보같은 자신.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낭만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한여름밤의 낭만이었을 뿐입니다.

 

KPC 로스트, 탐사자 생환

이 모든 것은 모두 한 여름밤의 낭만일 뿐입니다.

이 모든 것은 곧 사라질 우리의 낭만입니다.

안녕, 나의 KPC.

 

 

 

2. 우리는 아름다웠고, 당신은 그 낭만을 쫓는다. (문을 열지 않을 경우)

bgm - 마트료시카  Tyrant's Miniature Garden (가사가 있는 노래입니다.)

열기 싫습니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잖아요. 결론이 정해진 이야기잖아요. 그 사실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을까요? 싫어요, 싫습니다. 너의 죽음을 인정하기 싫습니다. 결국 당신은 문고리를 돌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돌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허망히 바닥을 바라보는 것밖엔 할 수 없었습니다.

 

"탐사자..."

 

어느새 kpc는 다시금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는 평상시 즐겨 입던 편한 복장과, 언제나 늘 함께였던 휠체어를 타고 있습니다. kpc가 당신 등을 토닥입니다. 당신을 바라보는 kpc의 눈빛은 무척이나 슬퍼 보입니다. 그는 생의 마지막에서 미련을 놓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미련은... 바로 당신일 것입니다.

 

"... ... 결국 지금 벌어진 모든 것은 낭만일 뿐이고, 우리는 이별을 마주해야 해."

 

당신은 그를 마주할 자신이 없습니다. 당신은 그에 관련된 일에는 겁쟁이가 되어버리는걸요. 당신은 kpc를 끌어 안고 울음을 쏟아 냅니다. 슬픔을, 고통을, 이별을, 원망을 모두 그의 앞에서 토해냅니다. kpc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 당신의 등을 말없이 토닥입니다.

 

"알아, 알아 탐사자. 그간 고생 많았어."

 

부드러운 손길은 한참동안이나 이어집니다. 허나 그 손길은 계속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kpc는 매정하게 당신을 일으켜 세우며 품을 내주지 않습니다. 그는 단호하고 완고합니다. 우리의 낭만은 이렇게 끝나면 안된다라고 말하듯이요.

 

"혹시 기억 나? 네가 내게 빌었던 소원 말이야. 아마도... 이번 여름의 초쯤이었겠다."

 

 머릿속을 파고드는 기억 하나가 있습니다. 

그날 역시도 별다를 것 없을 일상이었습니다. 한 사람은 휠체어에 앉아, 한 사람은 의자에 앉아 나란히 앉아 창가에 앉아 달빛에 반짝이는 윤슬을 보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우리들의 이별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요. 적막을 깬 것은 탐사자 입니다. 나즈막한 목소리로 탐사자는 kpc에게 간절한 소원을 말합니다.

"있잖아 kpc, 나 가끔 생각을 하나 해."

"이 여름밤에 너와 함께 다시 춤을 출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말이야."

"그리고... 너와 일상적인 것들을 다시 해보고 싶어. 바닷가를 걷는다거나, 요리를 한다거나..."

숨죽여 울던 kpc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는 흐느끼고 있습니다. 가느다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쌉니다. 허나 손틈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은 분명 눈물이었습니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이룰 수 있던 것들이기에 더욱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반드시, 꼭 그렇게... 내가 만들게."

그렇게 만든다고, kpc는 당신에게 약조 했습니다.

 춤을 추고 요리를 하고 바닷가를 걷고. 이 모든 일상적인 것들은 당신이 원했던 것입니다. 특이할 것 없는 두사람의 바램이기도 했습니다. 비로소 kpc는 죽음의 끝에서 비현실적인 방법들로 탐사자 당신이 원했던 이루지 못할 소원들을 이루어 줬습니다. 여름밤의 낭만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말이죠.

 

kpc는 휠체어에서 일어나 당신의 앞에 섭니다. 망자의 눈에는 이 세상의 슬픔과 미련이 가득합니다. 그의 얼굴도 당신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별이 아픈 것은 당신뿐만이 아닌 kpc도 마찬가지겠지요. 그는 미련가득한 미소를 짓습니다. 가볍게 당신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은 kpc는 연기처럼 조금씩, 조금씩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바람이 분다면 그대로 아무런 자취도 남기지 않고 하늘로 사라질 것 같습니다.

 

"다음생이 만일 있다면"

 

"이번에는 내가 너를 찾아갈게."

 

"고마워 탐사자. 안녕."

 

그 말을 끝으로 그의 인영은 자취를 감춥니다. 작은 먼지조각 하나조차 남기지 않습니다. 뒤늦게 그가 있던 허공을 잡아 보지만 그 무엇 하나 잡히지 않습니다. 아, 지독한 아픔이 가슴 속에 맴돕니다. 심장이 아려 옵니다. 모든 것을 각오한 일들이지만 머리는, 가슴은 그 무엇하나 이해하지 못합니다. 바보같은 kpc, 바보같은 자신. 결국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낭만입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한여름밤의 낭만이었을 뿐입니다. 쏴아, 쏴아-. 포말의 번지는 소리만이 방 안가득 울립니다.

 

 

KPC 로스트, 탐사자 생환

안녕, 나의 KPC.

다음 생에서도 너를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