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COC

애이불비 (哀而不悲)

TRPG 이나 2020. 12. 19. 03:25

 

@5mimeem님의 커미션입니다.

 

 

애이불비 (哀而不悲)

내가 너를 죽이는 그 순간까지 너는 나를 사랑한다고 해야 해.

 

<시나리오 개요>

요괴와 귀신과 인간이 공존하는 소란스러운 전란의 시대입니다. 길거리를 잠시 나가더라도 요괴와 귀신들이 간밤에 벌인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하루하루 불안에 떨며 살아갈 전란의 시대에 당신은 평온히 살아가고 있습니다.

 

탐사자 당신이 평온한 이유요? 그 이유는 바로 극악무도한 대요괴 kpc의 하나뿐인 약혼자인걸요. 그 덕분에 당신은 전란의 시대에도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평안한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인간들에게 벌어진 모든 이야기들을 침묵하고 모르쇠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평온히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kpc는 칼 한자루를 쥐고 당신 앞에 나타납니다. 

 

 

"너를 누구보다도 은애해. 그러니 내 손에 죽어줘."

 

 

<안내사항>

인원 : 1명 / 타이만 시나리오

탐사자와의 관계 : kpc와 연인 이상 상정 (연인 아니더라도 소중한 관계라면 개변 가능)

pc 성향 : 탐사자와 연인 이상 상정 (연인 아니더라도 소중한 관계라면 개변 가능)

시간 : 롤플레잉에 따라 상이

배경 : 동양풍

개변 여부 : 상황에따라 개변 가능합니다.

KP 난이도 : ★☆☆☆ (등장하는 npc들이 꽤 있습니다.)

PL 난이도 : ★☆☆☆☆

로스트 가능성 : 있음

광기 : 있음

사망 : 있음

추천 기능 : 관찰, 행운, 정신 

 

 

<백 스토리>

- 동양풍 세계를 기본으로 합니다. 서양식으로도 개변 가능하나 개변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 탐사자는 평범한 인간, kpc는 이 근방을 다스리는 대요 괴라는 설정입니다.

- 인간과 요괴, 인간과 귀신은 그리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인간들은 퇴마를 통해 요괴와 귀신을 구마하며 요괴와 귀신들은 인간을 해하고 살해하기도 합니다.

- 탐사자는 변방의 마을에서 사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직업은 자유롭게 개변해 주세요.

- 두 사람은 오랜 기간 동안 교제하고 있으며 각별한 사이입니다. 어째 이런 사이가 된 걸까요? 그런 것은 kp님과 탐사자님의 백스토리를 만들어 주시면 더욱더 즐겁게 플레이하실 수 있습니다.

- 두 사람은 인간으로서, 요괴로서 포기한 것이 있습니다. 인간인 탐사자는 kpc를 위하여 요괴와 귀신들이 벌인 이야기를 외면합니다. 어찌 보자면 인간들 사이에서 소외되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요괴인 kpc는 요괴라는 존재가 인간을 사랑해도 되겠냐는 주변의 이야기를 듣고 고뇌하고 고뇌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존재는 서로에게 애틋합니다. 세간에는 이런 관계를 <연인>이라고 부르더군요.

 

<시나리오에 들어가기 앞서>

- 해당 시나리오의 라이터는 어떠한 범죄나 사고에 옹호하지 않음을 말씀드립니다.

- 본 시나리오는 룰북 없는 키퍼링과 키퍼링 커미션을 금지합니다.

- 세션카드 커미션은 가능하나 세션카드 내 제 이름 혹은 계정을 기입해주시길 바랍니다. (이나 혹은 @I_NA_TRPG로 기재 부탁드립니다.)

- 스포일러 언급을 금합니다.

- 악의적인 비난이 보일 경우 시나리오 공개를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 플레이 이후 플레이 기록을 남겨주시거나 태그 해주시면 즐겁게 읽습니다.

- 롤플레잉 위주의 coc입니다. 즐겁게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 신화 생물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요괴와 귀신이 많이 등장합니다.

- 완벽한 해피엔딩이 없으며 시나리오 자체가 무겁습니다. 

- 탐사자와 kpc 모두 로스트 확률이 높습니다.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후속 시나리오를 쓸 생각입니다.)

- 트리거 워딩은 살해, 식인(요괴와 귀신은 인간을 잡아먹기 때문입니다. 탐사자와 kpc는 식인을 하지 않습니다.)이 있습니다.

 

 

<여담>

-  봄 시나리오를 쓰기 전 벌써 두 편의 타이만 시나리오를 쓰네요. 역시 때를 놓친 영감 덩어리는 마감을 미루기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도 이 글마저도 미루기 전 어떻게든 이야기를 맺고자 글을 씁니다.

- 지인분들에게 듣고 저도 항상 생각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떻게 연인 이야기를 쓰더라도 연인이 아닌 자꾸 동료 이야기가 된다고 말입니다... 저도 그 징크스를 깨고자 조금 더 사랑이 함유된 시나리오로 여러분들을 다시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 더불여 요새 동양풍 장르에 다시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동양풍은 전혀 취향이 아니라 말하고 다녔는데... 역시 사람은 길게 봐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부족한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즐겁게 플레이해주신다면 감사드릴 것 같아요.

- 탐사자분에게도, kp님도 다이스의 신이 미소 짓고 있기를 바라며. 여담의 글을 마칩니다.

 

 

 

<이 아래에는 사건의 진상과 시나리오가 시작됩니다. 키퍼분을 제외한 분들께서는 시나리오가 끝난 뒤 열람 부탁드리겠습니다.>

 

 

 

 

 

 

 

 

 

 

 

 

 

 

 

 

 

 

 

 

 

 

 

<사건의 배경>

※사건의 배경일뿐 사건의 진상이 아닙니다. 사건의 진상은 플레이 하단에 기재되어 있습니다.※

 

명계의 명부에는 망자들의 명부가 존재합니다. 망자의 명부에는 그 날 죽을 존재들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평온하고 어제와 다를 바가 없던 날, 탐사자는 kpc 당신의 눈 앞에서 사망합니다.  명부에 오늘 탐사자의 죽음일이라고 적혀 있었기 때문이죠.

 

 처음으로 탐사자의 죽음을 마주한 당신은 탐사자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당신은 탐사자를 다시금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몇십 년간 찾아다녔죠. 그러던 도중 당신은 명계의 신이라는 존재를 결국 찾게 되었습니다. 명계의 신은 인간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꽤 흥미가 생겼고 당신을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게 해 줍니다. 단, 거슬러 올라간 시간에서도 탐사자는 다른 이유로 사망하게 됩니다. 탐사자가 사망하게 된 이후 당신은 다시 명계의 신을 찾아가 대면하게 됩니다. 여전히 당신에게 흥미가 많은 명계의 신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한 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바로 당신의 수명 10년을 자신에게 바친다면 그 날로 회귀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말이었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있던가요? 아뇨 없습니다. 당신은 당신의 수명을 담보로 삼아 그 날을 수십 번, 수백 번 반복하였습니다. 하지만 444번의 시간을 돌려도 결국 탐사자는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목숨도 이제 겨우 10년 남짓 남았습니다. 당신의 사랑에 재미를 느낀 명계의 신은 탐사자를 구하지 못하는 이유를 결국 설명해 줍니다. 탐사자가 계속 죽음을 당하는 것은 간단한 이유였습니다. 명계에 있는 망자들의 명부에 탐사자의 이름이 적혀 있어 어떻게든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것입니다. 당신에게 재미를 느낀 명계의 왕은 당신의 마지막 수명을 걸고 명계의 신은 도박을 벌입니다. 만일 도박에서 이긴다면 kpc 당신은 탐사자를 살릴 수 있습니다. 탐사자의 내일이 올 수 있게 해 준다는 약속도 내겁니다. 명계의 왕이 당신이 내건 조건은 단 두 가지입니다.

 

탐사자와 보내는 24시간 중

 

1. 탐사자가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게 할 것. 

2. 그리고 탐사자를 당신의 손으로 죽일 것.

 

 

그런다면 탐사자의 내일이 온다고 합니다. 단, 이 사실을 탐사자에게 알려줄 경우 당신도, 탐사자도 명계의 명부에 당장 적혀 내일은 오지 않을 거라 경고합니다. kpc, 당신. 어때요? 이 도박에 응하겠나요?

 

 

<광기>

kpc는 세션 시작 전 1d5+5의 다이스를 굴립니다. 그리고 나온 시간만큼 세션 시작 후 단기 광기를 진행합니다. 아래 광기는 해당 세션만을 위해 만들어낸 창작 광기입니다.


단기광기 - 살인충동

명계의 신이 당신의 성공을 방해하기 위해 당신에게 단기광기를 부여 합니다. kpc는 어떤 이유에서든 탐사자를 죽여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야만 이 모든 일이 끝날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는 스스로 부정할 수 없으며 그 시간동안 당신은 진심으로 탐사자를 죽이려고 합니다.

 

 

 

 

 

 

 

 

 

<도입, 당신의 침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평안한 날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눈부신 아침 햇살이 당신의 단잠을 깨우게 합니다. 창 밖 참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아침을 알립니다. 오늘의 일정은 무엇이던가요? 아, 사랑스럽고 눈부신 kpc와의 데이트가 있습니다. kpc가 새로 정복한 숲을 당신에게 보여주고 자신들의 부하인 요괴와 귀신들을 소개해 주겠다 말했었죠. 당신에게 숲을 보여주고 싶어 눈을 반짝이던 kpc가 얼마나 귀여웠는지. 기지개를 쭈욱 피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약속된 장소로 나가면 오늘 하루는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늘 어째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즐거워야 할 날인데 어째 등골이 서늘해지고 심각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습니다. 이건 인간의 불길한 감입니다. 게다가 이 불길함은... 사람이 살면서 죽음을 경험하기 전 드는 그런 불길한 예감입니다. 탐사자, 산치 체크합니다. (san 1d2/1d3) 그리고 그 불길함은 애달프게도 정확히 적중했습니다.

 

당신의 침실 문을 쾅-!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존재가 보입니다. 진한 적홍색의 소매, 당신이 얼마 전 선물한 흰색 목걸이, 익숙한 얼굴, 익숙한 목소리. 괴한이 아닌 당신의 연인 kpc입니다. 약속시간에 늦어 찾으러 온 걸까요? 아니요, 약속 시간은 앞으로 한참 남았습니다. 게다가 kpc가 이리 무례하게 나탄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탐사자, kpc에게 관찰 롤 가능합니다. (단기광기에 걸린 kpc입니다. 탐사자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kpc는 탐사자를 죽이려고 합니다.)

 

관찰롤 성공 시 >  그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딘가 어색한 미소, 어색한 행동. 아무리 보더라도 그 답지 않습니다. 그리고... kpc의 손에는 은색 장도가 들려져 있습니다. 


관찰롤 실패 시 > 그가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kpc의 손에는 은색 장도가 들려져 있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요?


관찰롤 이후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심리학 성공 시 > kpc의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다시금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무언가의 광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광기는 오직 당신만을 향해, 열렬히 향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실패 시 > kpc의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다시금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kpc는 오늘 무척이나 이상합니다.

kpc는 평소와 같은 부드러운 미소로 탐사자에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 사랑하는 내 탐사자. 좋은 아침이지?"

 

"너를 누구보다도 은애 해. 그러니 내 손에 죽어줘."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kpc는 칼자루에서 칼을 빼낸 뒤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kpc의 얼굴에서, 표정에서, 행동에서 한치의 망설임이 없습니다. 오직 당신 한 명을 죽이겠다는 온 마음이 다 느껴집니다. 다른 이도 아닌 오직 당신만. 당황할 틈이 없습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가만히 있다면 이유도 모르고 kpc에게 죽임을 당할 것입니다. 탐사자 산치 체크 후 (san 1d3/1d4) 회피 롤 강행합니다. (회피가 실패했다면 강행하게 해 주세요! 또 실패했다면 매혹, 말재주, 근력... 무엇이든 좋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회피하게 해 주세요. 성공할 때까지 나오게 해주셔도 좋습니다. 만일 짜릿함을 더하고 싶다면 전투를 진행해 주셔도 좋습니다. 도검의 수치는 룰북 405페이지 도검을 참고합니다. 도검 1d8+1입니다.)

 

"부탁이야 탐사자. 부디 내 손에 죽어줘."

 

(간단한 롤플레잉 대화가 가능합니다. 단 광기가 진행 중이기에 언제나 이야기의 끝은 당신을 죽이겠다! 이런 이야기로 끝나야 합니다. 또한 1d5+5이 나온 시간만큼 시간을 여기서 소진시켜 주세요. 광기가 끝난 다음 이 이후 스크립트를 진행합니다.) 

 

kpc는 당신의 설득과 회유를 들은 뒤 어느 정도 진정한 모습니다. 광기에 휩싸였던 눈동자도 제자리를 되찾습니다.

 

"아... 탐사자... 내가... 내가 네게 무슨 짓을 한 거야...?"

 

kpc는 당신에게 벌인 일들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찢어진 당신의 옷소매, 짐승이 들쑤신듯 엉망진창이 된 침실, 그리고 손에 든 은장도. kpc의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합니다. 당신을 해하고자 했던 방금 전까지의 시간을 후회하는 듯싶습니다.

 

"미, 미안해. 대체 내가 왜 네게 그런 거지."

 

kpc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 않습니다. 탐사자, 혼란스러운 그에게 다가가 볼까요? 심리학 판정 가능합니다. (탐사자가 kpc를 달래줄 수 있도록 해봅시다.)

 

심리학 성공 시 > kpc의 눈동자를 보고 있자니 다시금 등골이 서늘해 집니다. 무언가의 광기에 휩싸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광기는 오직 당신만을 향해, 열렬히 향하고 있습니다.


심리학 실패 시 > 한눈에 보더라도 그는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습니다.

kpc는 당신을 잡고 연신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꺼냅니다. 광기로 물들었던 눈에는 후회와 당혹감만이 가득 보입니다.

 

"내, 내가 그러려고 했던 게 아니야 탐사자."

 

"나는... 나는... 그저..."

 

혼란스러운 kpc는 창문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당신의 괜찮다는 이야기와 회유에도 불구하고 말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kpc는

 

"진정이 되고... 조금 뒤에 다시 만나. 그곳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검은색 까마귀로 변한 kpc는 커다란 날갯짓을 하며 하늘 높이 사라집니다. kpc를 향해 손을 뻗어 보지만 이미 하늘로 날아간 kpc는 당신의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

 

혼란스러운 상황의 연속입니다. 불길한 예감은 계속, 계속 끊임없이 들기 시작합니다. (사실 불길한 예감은 kpc의 탓이 아닌 수백 번의 죽음을 맞이한 탐사자의 감입니다. 오늘도 탐사자는 kpc의 손이든, 다양한 사유로 사망할 예정이거든요. 이 예감은 kpc와의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멈출 수 없습니다. 그를 만나야겠습니다. 만나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아요. 오늘은 어째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탐사자, kpc와의 약속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준비를 서두릅시다.

 

 

 

<마을, 저잣거리>

탐사자는 침착합니다. 당신은 지금의 이 상황에 대해서 무척이나 냉정하게, 뜨겁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그의 의므는 어떤가요? 당신에게 그의 의미는 무척 큽니다. 요괴들이 벌인 이야기를 무시하며, kpc가 벌인 간밤의 사건들을 눈을 감고 귀를 감고 살아왔으니까요. 어찌보면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포기하고 그를 선택했습니다. 당신은 그를 선택한 것에 단 한치의 후회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또한 당신을 위해 포기한 것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자세한건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지만 그도 당신과 비슷한 처지일테지요. 그렇게 kpc는 당신에게 우리의 사이는 칼로도, 피로도 끊을 수 없다 그리 말했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당신은 꼭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에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말입니다. 평상시 아끼던 옷을 갈아 입고, 그를 만나기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칩니다. 사실 오늘의 일이 없었다면 오늘은 평상시와 다름없는 데이트였을 겁니다. 그와 만나기로 한 강가로 향합니다. 

 

"아, 혹시 자네 그 이야기를 들었는가?"

 

"뭔 이야기여? 무슨 이야기?"

 

강가로 향하는 길은 반드시 이 저잣거리를 통과해야 합니다. 오늘도 역시 이 곳은 소란스럽고 알 수 없는 이야기가 잔뜩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kpc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탐사자, 듣기 롤 가능합니다.

 

듣기롤 성공 시  >

"그 대요괴 이야기 들었어?"

"아, 재수없고 잔인한 KPC 말이야?"

"그, 그 요물이 얼마 전 혈맹요괴를 이기고 그 숲을 차지했다고 들었어. 어휴, 그래도 혈맹은 돈이라도 주면 나무라도 하게 해주었지... kpc는 그럴 성정의 요괴가 아니잖아."

"한동안은 안가는게 좋겠네. 게다가 혈맹요괴 그 수족들이 가만히 있겠어? 자기 집을 빼앗겼는데... 엄청 난리 날거야."

"그래, 그래... 그런데 궁금점이 생기네?"

"뭐가 궁금한데?"

"아니, 혈맹에게 그 숲을 빼앗은 이유가... 있던가? 영역 확장이라고 하기엔 어색하잖아. 너무 작은 산에 있는 숲이고, 목적이 있다고 하기엔...평범한 산이잖아. 영역도 작고."

"어후 그런 것까지 신경 써? 됐어, 귀신들이나 요괴들은 지 앞가림이나 하겠지. 자자, 우리는 장사나 하자고."

그 뒤로는 김영감댁의 아들이 누구와 결혼한다는 이야기가 이어 집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 이야기보단 방금 전 kpc의 이야기에 관심이 가는 것은 당연 하겠지요. 일전에 kpc는 당신과 같이 이야기를 하고 거닐 수 있는 숲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숲을 정복한 이유, 바로 탐사자 당신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더욱 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당신을 위해 혈투를 벌이며 숲을 정복한 존재입니다. 어째 당신을 죽이려 든걸까요? 의구심만 계속 이어 집니다.


듣기롤 실패 시 >

"아니, 그 당신 옆집의 김영감 있잖아. 그 영감집 아들이 이번에 결혼한대!"

"결혼하는 상대는 어느집 따님인데?"

"그, 윤영감 딸 아남? 그 집 딸이랑 이번에 결혼한다는데?"

"잠시만? 그 귀신에게 잡혔다가 얼마전 겨우 돌아온 그 윤영감댁 딸?"

"그 김영감댁 아들이 두 집안 모두 허락을 받았다고 하던데? 경사야 경사!"

떠들썩한 사람들의 목소리에 오늘도 평범한 하루임을 깨닫습니다. 부디 오늘도 저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평안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람들의 소리를 엿듣던 당신은 다시금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서둘러야겠지요. 하지만 결심과 달리 몇 보 가지 않아 발걸음은 멈추게 되었습니다. kpc의 소문입니다. 탐사자 듣기 롤 가능합니다.

듣기롤 성공 시 

"그 한달 전에 이 근방의 대요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퇴마사 기억해? 그저께까지 이기겠다 호언장담을 하던 그 퇴마사 말이야."

"아! 그 그 퇴마사 말이야? 새벽에 도전장을 내밀러 가지 않았던가? 어떻게 됐대? 벌써 돌아온 거야?"

"그 대요괴에게 진 바람에 수명을 빼앗겼다고 들었어. 오늘 아침에 돌아 왔더라고. 이제 그에게 남은 수명은 단 한달뿐이라고 하던가?"

"어이쿠, 그래도 살아서 돌아올 수 있게는 해줬네. 오래살고 볼 일이야. kpc는 보통 수명을 전부 빼앗고 죽이거나 아니면 귀신으로 만들어 자신의 수하로 부리지 않았던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의 kpc입니다. 타인의 생명을 갈취하여 조금 더 시간을 되돌리거나 삶을 살아고자 이러한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게... 보통 죽거나 귀신으로 만들어서 수하로 부렸었어. 다른 계획이 있는 걸까?"

 
듣기롤 실패 시 >

"그 한달 전에 이 근방의 대요괴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퇴마사 기억해? 그저께까지 이기겠다 호언장담을 하던 그 퇴마사 말이야."

"아! 그 그 퇴마사 말인가? 새벽에 도전장을 내밀러 가지 않았던가? 어떻게 됐대?"

"그 대요괴에게 진 바람에 수명을 빼앗겼다고 들었어."

"어이쿠, 아까운 인재 하나를 잃었구만. 쯧쯧.... 그 요괴는 건드려선 안된다 그리 말했건만."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생명의 kpc입니다. 타인의 생명을 갈취하여 조금 더 시간을 되돌리거나 삶을 살아고자 이러한 행동을 했습니다.) 

"뭐, 어쩔 수 없지. 하아... 누가 그 요괴를 퇴치해주면 좋으련만. 골칫덩어리야 아주."

결코 좋은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당신은 외면하기로 합니다. 인간의 편이 아닌 요괴의 편을 들며 관련된 일을 함구합니다. 저 모든 일은 당신이 겪은 일이 아니니까요. 고개를 돌려 앞을 향해 나아갑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지나칩니다. 각기 다른 얼굴, 다른 연령, 다른 모습. 당신의 다리에 머리를 부딪쳐 사과하는 어린아이, 손님과 실랑이를 벌이는 점포의 주인, 물건을 팔고자 지나가는 사람을 향해 호객 행위를 하는 장사치. 하지만 그들에게 고통점이 있습니다. 하나같이 요괴와 귀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느 집 누구가 귀신이 됐다는 둥, 요괴에게 누가 잡아먹혀 죽었다는 둥... 하지만 신경 쓰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당신과 상관없는 일 아니던가요? 다른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당신은 kpc가 있는 한 그럴 일이 없으니까요. 어제처럼, 그저께처럼 오늘의 이야기를 지나칩시다. 어째 수많은 사람들 중 홀로 고립되었다는 고독감이 듭니다. 

 

<마을 외곽, 강가>

너무 늦지도 않은 시간, 너무 이르지도 않은 시간에 약속한 장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돌멩이로 물수제비를 뜨는 대요괴 kpc가 보입니다. 아무래도 두 존재 모두 일찍 도착한 것 같아 보입니다. 물수제비를 뜨는 그의 손놀림은 가볍고 재빠릅니다.

 

"어! 탐사자! 얼른 와! 기다리고 있었어!"

 

kpc는 인기척에 뒤를 돌아봅니다. 사람들은 알까요? 이리도 다정하고 이리도 아름다운 kpc가 실은 대요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내, 내가 그러려고 했던 게 아니야 탐사자."

 

"나는... 나는... 그저..."

 

아침과는 다른 평범한 kpc의 모습입니다. 당혹스러운 눈과 광기에 물들었던 눈은 보이지 않습니다. 단정하고 깨끗해 보이는 푸른 계열의 옷, 당신을 향해 흔드는 희고 가느다란 손, 그리고 당신만을 위해 보여주는 이 특별한 웃음. 그렇기에 더욱더 괴리감이 들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는 롤플레이를 즐겨주세요. 아래는 탐사자가 질문한다면 대답해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1. 아침에 kpc가 벌인 일들을 묻는다면

→ 어젯밤 퇴마사와 싸우는 중 퇴마사의 주술에 걸려 그게 아침까지 이어졌다. 지금은 모두 풀렸으니 걱정 말아라.

→ 어젯밤 퇴마사와 싸우는 중 힘이 부쳐 잠깐 동안 이성이 날아갔었다. 그 결과 네게 민폐를 끼치게 되었다. 미안하다.

(둘 중 마음 가는 변명으로 선택해 주세요.)

 

2. 그 외 별다른 일은 없었느냐?

→ 없었다. 알지 않느냐. 인간들과 싸운걸 걱정하냐? 나는 인간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매번 인간들과 싸운다. 인간들과 싸우는 날은 네게 위험해 보이지만 내게는 너무 당연한 일상이다. 걱정할 필요는 없다.

 

3. 퇴마사는 어떻게 되었느냐?

→ 이번에 널 생각해서 목숨은 살려 두었다. 

 

4. 만일 퇴마사를 왜 살려 두었냐? 질문을 할 경우

→ 네가 생각이 나서 그랬다. 특별히 이번 한 번뿐이니 다음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이건 요괴로서의 일을 하는 것이다. 미안하다. (실제로 탐사자가 잔소리를 할까 걱정되어 그런 행동입니다. 퇴마사는 추후에 나올 이벤트에 등장하니 꼭 살려 주세요.)

 

(질문과 가벼운 롤플레잉이 끝난다면 다음 스크립트로 이어지게 해 주세요.)

 

"그보다 오늘 정말 아름답네. 전에 같이 고른 옷을 입고 나왔구나."

 

그와 같이 저잣거리에서 샀던 단정한 의복을 입고 나왔습니다. 생각해 보면 오늘 가지고 나온 것들 중 그와 추억이 없는 것들은 없습니다. 함께 나누어 가졌던 귀걸이, 그가 만들어준 끈 팔지, 귀한 보석이라며 그가 선물해준 목걸이까지. 의식했던 것은 아니나 당신의 삶에 kpc가 고스란히 녹아든 것이겠지요. kpc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희고 고운 손이 당신에게 향합니다.

 

(탐사자가 kpc의 손을 잡은 뒤) 마주 잡은 두 손이 따스합니다. 요괴는 분명 따스하지 않다 배웠습니다. 왜냐면 마을 사람들에게 요괴는 살아 있지 않은 것이라고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째... 마주잡은 손은 아주 따뜻합니다. 당신만의 체온이 그의 손을 녹여서 그런 것인지, 대요괴는 살아있는 생물처럼 따뜻한 건지 알 수 없습니다. 혹은 그를 사랑해서 당신이 잘못 느낀 것일 수 있지요. 하지만 그런 건 신경 쓰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의 곁에는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러운 kpc가 있으니까요. 세상 그 누구도 우리들의 사랑을 막지 못할겁니다.

 

두 사람은 강가를 따라 걷기 시작합니다. kpc의 명랑한 발걸음에 당신은 한 발자국씩 따라갑니다.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두 사람의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강가>

강가를 향해 내리 걷자 익숙한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을 도서관에 종종 놀러 오는 어린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은 당신을 발견하더니 쪼르르 따라와 재잘재잘 이야기를 합니다.

 

"(언니 혹은 오빠)!! 오늘은 도서관 안가??"

 

"나라는 윤이랑 놀러 나왔어! (언니 혹은 오빠)는?? 설마 옆에 있는 사람이랑..."

 

이런, 아이들에게 이 상황을 들키게 된다면 자신이 연인이 있다고 동네방네 소문이 날 것입니다. 그러면 오지랖 넓은 사람들은 그게 누구인지 캐묻게 될 것이고... 잠시 눈가가 아득해지는 기분입니다. 아니라고 하면 kpc가 상처 받지 않을까요? 뭐라고 둘러 대야 할까요?

 

"사촌이야! 어때, 탐사자 (언니 혹은 오빠)랑 닮았어?"

 

아이들의 눈이 동그랗게 떠집니다. 

 

"전혀 안 닮았어!!"

 

"정말 사촌이야?"

 

"에이 사촌이니까 안 닮은 거지!!"

 

"사촌이면 닮아야 하지 않아?"

 

"윤이도 사촌오빠랑 안 닮았잖아!"

 

kpc는 재잘재잘 떠드는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어 줍니다. kpc 덕분에 상황에서 모면하게 됩니다. 가벼운 이야기가 두어 번 오고 가자 아이들은 탐사자와 kpc와 인사를 나누고 헤어집니다. 하지만... 자신의 등 뒤로 사라지는 아이들 중 나라라는 아이와 눈이 다시금 마주치게 됩니다. 탐사자, 관찰 롤 가능합니다.

관찰롤 성공 시 > 뒤를 돌아 보는 나라의 눈과 탐사자의 눈이 마주칩니다. 아까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한 아이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어째 나라의 눈동자가 유독 붉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요, 마치 귀신이나 요괴처럼 말이에요. 나라는 당신을 향해 방긋 웃어 준 뒤 아이들을 향해 따라 갑니다.

관찰롤 실패 시 > 음, 평범한 아이에게 관찰할 것이 있던가요? 나라는 당신을 향해 방긋 웃어 준 뒤 아이들을 향해 따라 갑니다.


(나라는 명계의 신이 보낸 방해꾼 중 한명입니다. 이른바 kpc와 탐사자를 감시하기 위한 부하인 것이죠. 정확하게는 탐사자의 목숨을 가져갈 저승사자 입니다. kpc는 이를 눈치 챘습니다.)

 

"기분 나빠..."

 

kpc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립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활짝 웃고 있던 kpc가 무거운 얼굴로 아이들이 지나간 자리를 바라봅니다. 평범한 아이들인데 대체 뭐가 기분 나쁘다는 것일까요?

 

(관찰 성공 후 나라에 대해서 묻는 다면) 

→ "그냥... 안 좋은 감이 들어. 저렇게 감이 안좋은 생물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게 좋아.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생물은 아니긴 한데 말이야... 정확하게 뭔지는 모르겠어."

 

(관찰 실패 후 인간 아이들이 싫냐는 물음에) 

→ "나는 원래 인간이란 생물들을 싫어하잖아. 아, 너를 제외하고 말이야." (kpc가 실제로 인간을 싫어한다면 스크립트를 이대로 출력해 주세요. 만약 인간을 좋아한다면 탐사자는 kpc에게 의구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kpc는 어느 것 하나 말해주지 않겠지만요.)

 

잠시간의 요란스러운 소동이 끝난 후 두 사람은 다시금 강가를 따라 쭉 걷습니다. kpc는 이 곳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에 낮은 산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곳에는 당신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는 장소가 있었지요. (이후 가벼운 롤플레잉을 진행시켜 주세요.)

 

롤플레잉 예시

"그러고 보니 우리 둘 하천을 이렇게 걷는 것도 오래간만이지?"

"우리가 결혼하면... 아이는 인간의 삶과 요괴의 삶. 둘 중 어느 것을 살아가야 할까? 아이들을 보고 문득 떠올랐어."

"그보다, 나랑 결혼해 줄 거야?"

"나는 너를 그 누구보다 열렬히 사모하는데. 너도 나를 사랑하니?"

(만일 여기서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첫 번째 조건은 클리어 입니다. 탐사자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사모, 사랑, 은애 어떤 단어도 좋습니다. kpc를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첫번째 조건은 채워집니다.)

"정말 우습지? 인간을 잡아먹고 해치는 악귀인 대요괴 kpc. 악귀를 혐오하고 적으로 봐야 할 인간 탐사자. 그 둘이 서로 만나 사랑을 하고 있다고 말이야."

"인간들은 이걸 뭐라고 하더라? 맞아, 연인! 우리는 연인이 맞는 거겠지 탐사자?"

 

결혼이라... 아직 당신에게는 낯선 단어 아닌가요? 하지만 그와의 결혼이라면... 음...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정스럽고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어느 정도 오가자 kpc는 갑작스레 발걸음을 멈춥니다.

 

"아, 여기야. 네게 보여주고 싶다는 산의 입구가."

 

kpc는 강가 옆의 산을 바라봅니다.

 

"조그맣고 귀엽지?"

 

조그... 많다고요? 아니, 엄청 큰데요?? 잠시만, 이게 작다면 당신의 기준에서 크다의 기준은 뭘까요? 그가 대요괴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kpc는 당신의 반응에도 아량곳 하지 않고 허공에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kpc의 손끝에서는 붉은 피가 넘실대며 흘러나오고, 붉은 피는 허공에 부유하며 알 수 없는 기이한 형태의 글자로 형상화됩니다. 이윽고 허공에는 사람 크기만 한 진법이 형상화되어 나타납니다.

 

"아무리 조그맣고 귀여워도 너는 여기 올라가기 힘들 거야. 인간이니까? 그래서 진법을 한번 사용해 보려고."

 

kpc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진법은 붉은빛을 내며 아동 간을 만들어 냅니다. kpc는 아공간 속으로 먼저 들어간 뒤 당신을 향해 손을 뻗습니다.

 

"오늘 네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어. 오늘이야말로 꼭 보여 줄래."

 

kpc의 손을 다시금 잡습니다. 따뜻한 온기가 손에 가득합니다. 그를 믿고 한 걸음, 한 걸음 아공간 속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윽고 두 사람 앞에 있던 아공간은 두 사람을 집어삼킨 뒤 자취를 감추어 버립니다. 원래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말입니다. 

 

<아공간, 알 수 없는 숲>

kpc의 손을 잡고 이 공간에 발을 들입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이라 생각했지만 어째 사방을 둘러봐도 어두운 숲입니다. 방금 우리가 있던 곳은 태양이 환하게 인사를 하던 아침이 아니었던가요? 어둠에 휩싸인 숲은 자연스레 밤을 연상시켰습니다.

 

"아하하, 당황할 것 없어. 사실 보여주고 싶었던 곳은 이곳이 아니라 조금 더 먼 곳이야. 그리고 여긴 낮과 밤의 경계가 거의 없는 곳이기도 해.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 때문에 해가 잘 보이지 않거든."

 

(사실 kpc는 탐사자를 이 곳에 데려온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영역 안이라면 탐사자를 쉽게 죽일 수 있기 때문이죠. kpc는 탐사자에게 미안함과 죄책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더라도요. 만약 여기서 심리학을 굴릴경우 어째 당신에게 죄책감과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해주세요.)

 

부엉- 부엉- 우는 부엉이의 소리와 귀뚤귀뚤 울어내는 귀뚜라미. 탐사자 당신을 환영한다는 듯 당신 주변에 맴도는 작은 반딧불이들. 그리고... 

 

"두목님 오셨다!"

 

"어? 인간 약혼자 분도 데리고 오셨네?"

 

"kpc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서 오세요!! kpc님, 탐사자님!!"

 

"탐사자님~! 안녕하세요!!"

 

나무 뒤에서, 나뭇가지 사이에서, 허공을 떠다니는 요괴와 귀신들이 보입니다. 하나같이 인간의 기준에서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에 철철 흐르는 핏덩이들로 세수를 하는 귀신, 징그러운 혀를 날름거리는 요괴, 인간의 팔을 가지고 싸우는 어린 요괴들. 기이하고 기이 합니다. 일전에 이런 요괴들을 본 적 있지만 여전히 적응되지 않습니다. 탐사자, 산치 체크합니다. (san 1d3/1d4)

 

"너무 무서워하지 마. 내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있는 한 저 아이들은 널 해치지 못할 거야. 그리고 내가 네 자랑을 얼마나 했는지 너를 정말 보고 싶어 했기도 해."

 

머리에 피가 철철 흐르는 귀신이 당신을 향해 수줍게 손을 흔듭니다. 얼떨결에 당신 또한 손을 흔들자 귀신의 볼이 발그레 해지며 환하게 웃어 보입니다. 물론... 웃는다고 해서 덜 무서워지는 건 아니지만요. (비위가 좋은 탐사 자라면 귀엽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어어?? 탐사자님이 쟤한테 손을 흔들어 주셨어!! 탐사자님! 이쪽도 봐주세요!!"

 

"여기도요!! 탐사자님 이 곳도 봐주세요!! 탐사님이 정말 궁금했어요!"

 

부엉이 소리만이 고요히 울리던 조용한 숲은 요괴와 귀신들의 말소리로 떠들썩해집니다. 모두가 탐사자 당신의 관심을, 눈길을 바랍니다.

 

"나를 사랑하니? 그렇다면 이 모든 요괴들은 네 발치 아래에서 복종하게 될 거야."

 

부드러움 미소를 지으며 kpc는 당신을 바라봅니다. (만일 여기서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면 롤플레잉을 통해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하게 해 주세요. 그 외에도 짧게 롤플레잉을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두 분께서 플레이하기 전 만든 서사로 해주시면 더욱더 즐겁겠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요괴들의 환호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은

 

"잘 어울려요!"

"탐사자님! 우리 두목님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세요!"

"탐사자님도 우리 두목님이랑 행복하세요!"

 

와 같은 말들입니다. kpc는 기분이 좋은지 요괴들을 향해 미소를 지어 줍니다. 매일같이 만나던 kpc가 대요괴임을 다시금 상기시켜 줍니다. 하지만 어째, 인간인 당신은 이 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자신을 향해 환호를 하는 저 요괴들은 저들이 살기 위해 인간을 잡아먹을 것이고 저 귀신들은 원한과 재미를 위해 인간을 해칠 것이며 결국 끊이지 않는 악순환이 될 테니까요. 그건 kpc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식인을 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대요괴라 상관은 없겠지만... kpc의 부하들은 결국 인간을 먹어야 하고 괴롭히고... 결국 복수가 복수가 낳고, 탐사자 당신은 어디에 있어야 하나요. 인간? 요괴? 그 중간은 없는 걸까요? 혼란스러운 눈길로 저들을 바라봅니다. 그저 해맑고 환하게 웃는 저 요괴와 귀신들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까요? 사실 지금 이 자리가 두렵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입니다. 혹시 두렵나요 탐사자?

 

"탐사자, 무슨 일 있어?"

 

그때, kpc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당신을 향해 조심스레 말을 꺼냅니다. (여기서 가벼운 롤플레잉을 해주세요. 탐사자와 kpc 간의 이념 차이를 말해주시면 즐거울 것 같아요. 또한 결론적으로 어려운 것은 나중에 미루고 일단 너와 나의 지금이 가장 중요하니 지금을 즐기자.라는 말로 끝을 맺어 주시면 조금 더 수월할 것 같습니다.)

 

"어느새 다 왔네. 하하, 탐사자 사실 말이야... 여긴 일반 숲이 아니야."

 

"사실 극악무도하고 잔인한 혈맹이 다스리던 숲인데... 그냥 내가 마음에 들어서 빼앗았어!"

 

유쾌하고 가볍게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마치 나 잘했으니 칭찬해 달라는 듯한 얼굴입니다. 당신을 향한 애교가 가득 합니다.

 

"그리고 탐사자에게 이런 경치를 보여주고 싶었거든!"

 

그가 당신의 손을 꼭 쥐고 정상을 향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꽤나 경쾌하고 두근거리는 뜀박질입니다. kpc가 손가락으로 가르친 정상에는 한줄기의 빛이 반짝이며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두컴컴한 숲에 보이는 한줄기의 빛.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kpc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그 끝에는....

 

 

말할 수 없는 장관이 펼쳐져 있습니다. 생을 살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비현실적인 공간이 하늘 아래에 펼쳐져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신, 봄의 따스함을 아시나요? 생명성이 요동치고 모든 것을 부드럽게 껴안는 그 봄의 따스함을요. 여름의 눈부신 퇴약볓을 느낀 적 있나요? 대지에 스며든 눈부신 퇴약볓은 대지에 고루 퍼져 들판에 푸른 장관을 매해 이루어 냈습니다. 가을의 청량함을 기억하시나요? 후덥지근한 더위를 내쫓으며 색색깔 꽃과 나뭇잎을 물드는 눈부신 나날들은 아름다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것들의 시작 겨울을 기억 하나요? 숨을 죽이며 세상 만물이 잠든 시기, 하지만 눈부신 꽃과 사람들은 차가운 얼음을 뚫고 그들만의 봄을 맞이했습니다. 이것이 당신이 살아가던 사계입니다. 하지만 당신 앞에 있는 장소는 당신이 알지 못하는 관경으로 가득했습니다.

 

 이 곳에는 붉은색, 파란색, 초록색, 갈색, 노란색, 자주색, 노란색... 형형색색의 꽃들과 나무들이 서로가 아름답다며 서로의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가을의 단풍나무는 봄의 매화 옆에 서며 수줍게 자신의 잎사귀를 자랑하고 있었고, 봄의 제비꽃은 겨울의 동백꽃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계절에 맞지 않고 일어날 수 없는 관경입니다. 기이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전혀 기이하지 않은 곳. 눈이 잔뜩 쌓인 벚꽃나무와 푸릇푸릇 자란 여름의 새싹이 교차하는 곳.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두 존재는 가파른 정상 낭떠러지 위에서 펼쳐지는 장관을 구경합니다. (이후 롤플레잉을 즐겨 주세요. 하지 못했거나 즐거웠던 이야기 등등... 말이에요.)

 

"어때, 마음에 들어?"

 

"이 숲은... 조금 특별한 산이자 숲이었어. 혈맹 놈이 그렇게까지 내놓지 않으려던 이유도 알겠더라."

 

"너에게 보여주고 싶었어."

 

"이렇게 아름다운 것들이 이 세상에 가득한데, 너는 그 작은 세상에 머물며 이런 것들조차 알지 못한다는 것이 서글펐어. 그래서 알려줄 거야. 내가 보는 세상과 네가 보는 세상이 같을 수 있도록. 세상에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네 기억 안에 상기시켜 줄래."

 

"탐사자, 나는 여전히 너를 사랑해. 이 모든 숲과 산을 바칠 수 있을 정도로. 아니, 네가 내 반려가 된다면 이 숲과 산은 모두 너의 것이겠지."

 

"...... 너 역시 나를 사랑하니?" (사랑한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탐사자가 사랑한다 말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세요.)

 

"... 나 역시도 너와 같은 마음이야."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을 경우... 스크립트를 바꿔 주세요.)

 

하지만 어째 행복해야 할 kpc의 얼굴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웃으며 울듯한, 울듯하면서 웃고 있는 처절한 표정. 기어코 눈물 한 방울이 kpc의 볼을 타고 흐릅니다. 당신은 kpc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저 울음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기 위해, 저 울음을 닦아주기 위해. 하지만 당신의 애처로운 손은 kpc에게 닿지 못했습니다.

 

"미안해, 미안해 탐사자. 그러니 나를 용서하지 말아 줘."

 

kpc의 양 손이 낭떠러지에 있는 당신을 밀칩니다. 

 

툭 - 

 

점점 kpc의 얼굴이 더욱더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손을 뻗어도 더 이상 잡히지 않을 거리입니다. kpc, 어째서 인가요? 어째서 당신은 왜 나를...

 

죽이려고 드나요?

이런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요.

나를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나요?

 

아, 탐사자는 깨닫게 됩니다.

kpc가 당신을 죽이려고 했던 아침은 결코 타의적인 것이 아니었다고, 확실한 고의였다는 것을. 그렇다면 왜...

 

당신은 그 절벽 위에서 흐느끼며 울고 있나요?

당신은 왜 그리 처절한 표정을 지으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있나요?

 

 

모든 것이 모순투성이입니다. 그리고 찾아오는 암전-

 

(kpc는 본격적으로 탐사자를 죽이려고 합니다. 밀쳐서 죽어버린다면 이대로 끝. 만일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이 숲은 자신의 영역일 테니 문제 될 게 없겠죠. 스스로의 능력이나 칼로 죽인다는 가정은 아직 하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kpc는 망설입니다. 살리고자 한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망설임 없이 죽이겠어요. 이 이유가 싫다면 백 스토리를 만들어서 플레이해주셔도 좋습니다.)

 

<???>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는 kpc가 보입니다. kpc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당신 또한 아무런 망설임 없이 kpc의 손을 잡습니다. kpc는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무엇을 밟고 있는지, 어디를 밟고 있는지 모르는 어두컴컴한 무의 세계. 어디에서 비추는지 모를 희미한 불빛만이 kpc와 당신의 존재를 밝힙니다.

 

"■■이 ■■ 왔어요!!"

"■이야!!! ■!!!"

"■■와 감히 ■■다니!!"

"■ ■을 베어 ■■ ■■에 ■■두겠다!!"

"세상에!! 저것 좀 봐!!"

"■를 조심해!!"

 

(귀신이 쳐들어 왔어요. 불이야 불!! 요괴와 감히 교제하다니. 네 목을 베어 마을 어귀에 전시해 주겠다, 위를 조심해! 와같은 말들입니다. 이 곳은 탐사자의 무의식 세계. 온갖 방법으로 죽은 탐사자가 마지막으로 들었었던 목소리 들입니다.)

 

kpc를 따라 지나가는 내내 인간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탐사자, 듣기 롤 가능합니다.

듣기롤 성공 시 > 어째 모두 익숙한 목소리 입니다. 한번쯤은 들어봤을만한 목소리들... 어째서 일까요?


듣기롤 실패 시 >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목소리들 뿐입니다. 이 이상은 알지 못하겠습니다.

 

kpc는 아무 말 없습니다. (탐사자가 말을 걸거나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웃음으로 답해 주세요. 이 곳에서 kpc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주변에 인간들의 이야기와는 관련 없다는 듯이, 등만을 보이며 꿋꿋하게 앞을 향해 걷습니다. 사람들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다시금 들립니다. 탐사자, 다시 듣기 롤 가능합니다.

듣기롤 성공 시 > 당신의 귓가를 찌르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귀신도 요괴도 아닌 것이 어째 요괴의 삶을 살아가느냐."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하지만 눈 앞에는 어느 것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듣기롤 실패 시 > 웅성거리는 사람들의 목소리만 들릴 뿐입니다.

계속 kpc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수많은 목소리들이 들려옵니다. 정확하게 들을 수 없는 말이며 뭉개진 말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어째... 모든 말들이 향하는 대상은 탐사자 당신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탐사자, 이성 체크합니다. (san 0/1)

 

목소리는 더욱더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 곳에서 뛰쳐 달아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 정도입니다. 웅얼웅얼, 웅성웅성. 그리고 뚜렷이 들려오는 한 목소리.

 

"모든 것은 네 탓이란다 불쌍한 인간아이야. 그러니 네가 ■■는 수밖에 없어. "

 

(나라의 목소리입니다. 나라는 무의식중의 탐사자에게 끼어들었습니다. 그러니 네가 죽는 수 밖에 없어. 라고 말했습니다.)

 

... ... 어린 아이의 목소리 입니다. 당신은 이 목소리의 주인을 분명히 압니다. 생각해 볼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신경 쓰지마 탐사자."

 

kpc도 이 목소리가 들리는 걸까요? 아니면 당신의 마음을 알아차린 것일까요? 몇번을 되물어도 kpc는 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어느새 두 존재는 거대한 문 앞에 서있습니다. 나무로된 거대한 문입니다. 문은 마을을 둘러 싸고 있는 성곽의 문보다 더 높고 튼튼해 보입니다. kpc는 망설임 없이 한 손으로 거대한 나무문을 밀기 시작합니다. 새카맣고 어두운 공간에 희망찬 빛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눈이 부십니다. 거대한 빛에 당신은 팔로 눈을 가립니다.

 

"괜찮아, 우리는 괜찮을거야 탐사자.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

 

그말을 끝으로 kpc는 탐사자의 손을 놓습니다. 당신은 kpc를 놔둔채 앞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갑니다. 발이 말을 듣지 않습니다. 이성은 저 빛으로 가야 무언가가 해결된다 아우성을 칩니다.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옮길때 마다 당신과 kpc간의 거리는 서서히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뒤를 돌아 봅니다. 이번에는... 저 멀리 보이는 kpc의 얼굴은 보이지 않습니다. 웃고 있는지, 울고 있는지... 당신은 모를 일이겠지요.

 

 

 

 

<사계의 숲-1>

헉-! 소리와 함께 두 눈을 번쩍 뜨입니다. 온 몸이 욱씬거립니다. 뼈 마디마디가 온 비명을 지르며 아프다고 소리를 칩니다. 힘겨운 몸으로 손가락을 움직여 봅니다. 까닥, 까닥. 마치 녹슨 기계마냥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열손가락이 모두 당신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 되자 힘겹게, 힘겹게 두 팔과 다리를 움직여 봅니다. 덜덜 떨리는 팔과 다리는 당신의 의지를 겨우겨우 들어주며 힘겹게 움직입니다. 탐사자 체력 /r 1d3+2 감소를 합니다. (만일 앞에서 전투를 벌였다면 남아 있는 체력의 절반만 깎아 주세요.)

 

여긴 어디였죠? 지금까지 어떤 일이 있었죠? 그러니까... 아침의 습격, kpc와의 데이트, 절벽에서 당신을 밀친 kpc. 파노라마처럼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흘러들어 옵니다. 시야에 들어오는 것은 하늘에 수놓인 별들과 별들을 보살피는 달님. 그들을 위한 밤하늘이 펼쳐져 있습니다.

 

"(언니 혹은 오빠) 정신이 들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봅니다. 그 곳에는 퇴마사 차림의 남성 한명과 오전에 보았던 나라가 시야에 들어 옵니다.

 

"아! 아운님! 드디어 (언니 혹은 오빠)가 정신이 들었나봐요!!"

 

"다 나라의 덕분입니다. 정신이 듭니까?"

 

지금 이게 무슨 일이죠? 왜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 당신의 눈 앞에 있는 걸까요?

 

"움직일 수 있겠어? 무리해서 움직이지는 마."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당신을 부축하며 자리에 앉힙니다.

 

"그러니까... (언니 혹은 오빠) 상황이 잘 이해가지 않는구나. 왜 우리가 여기에 있냐는 표정인데... 이, 일단 여기 퇴마사님은 말이야..."

 

"저는 퇴마사 아운이라고 합니다. 이 근처 대요괴 kpc를 퇴마하기 위해서 왔습니다. 허나 그 사악한 마수의 함정에 빠져 내 목숨이 얼마남지 않은 비운의 사내이기도 하지요."

 

"아운님은 남은 목숨은 사람들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라는 목적으로 다시 이 숲에 오셨대. 대요괴 kpc를 퇴마시키려고."

 

"아무튼, 그 사악한 대요괴를 찾으려 이 산에 오게 되었습니다. 산에서 kpc를 찾아 헤메던 도중 나라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나라는 저잣거리에 팔 약초를 베러 왔다가 길을 잃고 합류하게 되었죠. 저는 길을 잃은 나라를 되돌려 보내고자 출구를 찾아 길을 찾던 중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나라가 저기 절벽에서 떨어지는 (언니 혹은 오빠)를 보고 곧바로 달려왔지롱!"

 

(여기서부터 나라의 수상함을 암시하는 대목이 시작됩니다. 나라는 당신이 떨어진 것을 알게 되고 자연스레 그리로 아운을 인도한 것입니다.)

 

"기특한 아이지요. 연못으로 떨어진 당신을 나라가 여기까지 건져왔습니다."

 

"정말 깜짝 놀랐어. 그보다 왜 그 절벽에서 떨어진거야? 여기는 어쩐 일이고?"

 

(거짓을 이야기하든 진실을 이야기하든 깊게 파고들지는 말아주세요. 아 그렇구나~ 하고 넘겨주시면 됩니다. 말을 할 수 없다면 말하기 싫다면 하지 않아도 된다 해주세요.)

 

"그렇구나, 그러면 나라랑 같이 이 숲을 나가자. 아운님은 대요괴 퇴마보단 일단 나를 데려다주는게 목표라 하셨어."

 

"요괴 퇴치보단 일단 당신들이 이 숲을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이 우선이겠지요. 일어설 수 있겠습니까? 제가 나라가 가져온 약초로 응급처치는 해두어 큰 무리는 없으실겁니다."

 

아운은 당신에게 손을 내밉니다. 여전히 온몸 곳곳이 아프다며 아우성을 치고 있지만 지금은 움직여야 할 때입니다. 당신은 두 사람의 도움으로 겨우겨우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관절과 뼈마디마디가 소리를 지르지만 어렵사리 한걸음, 한걸음 발걸음을 뗍니다.

 

(kpc도 절벽 아래 호수가 있다는 것은 예측하지 못했겠지요. kpc는 그 자리에서 한참을 괴로워 하다가 npc들과 탐사자가 떠난 뒤에야 낭떠러지 아래에 도착합니다. 그 이후 탐사자가 살아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탐사자를 찾으러 숲을 헤멥니다.)

 

 

<사계의 숲-2>

몇 시간을 걸었을까요? 밤 하늘의 별들이 아직 수놓여져 있는 것을 보아하니 그리 늦은 시간은 아닌듯 싶습니다. 하지만 욱신거리는 몸으로 고된 발걸음을 했으니 지치고 힘든 것은 분명합니다.

 

"아까 저 표식, 아운님께서 하신거 아닌가요? 지금 우리 설마...몇 시간째 이 공간을 왕복하고 있다거나..."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들어온길을 찾으려해도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이 숲에 고립된게 분명하군요."

(kpc가 탐사자가 살아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탐사자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기위한 수단입니다.)

 

아운은 한숨을 쉬며 거대한 나무 아래 등을 기대 앉습니다. 어린 나라도 있으니 아무래도 쉬어가는게 좋을 것 같네요. 나라 또한 고된 산행에 힘들었는지 거대한 나무에 등을 기대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나라가 많이 고되었나 봅니다. 어린 아이가 어쩌다가 위험한 이 곳까지 찾아오게되었는지... 어떻게 왔는지도 궁금할 지경입니다. 여기는 지형도 높고 요괴들에게 잡아먹힐 수 있는데 말입니다."

(나라의 수상함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 근방에 요괴들은 사납습니다. kpc의 요괴들도 있지만 주인을 잃은 혈맹의 요괴들이 많기 때문이죠."

 

"그래도 오늘은 꽤 운이 좋나 봅니다. 나라를 만난 이후 요괴들이 달려들거나 귀신들이 장난을 친적이 없습니다. 나라는 퇴마사로서의 자질이 있는것 같네요."

 

(나라의 수상함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이후 아래 스크립트는 npc가 줘야하는 정보 입니다.)

 

"그런데 탐사자, 왜 당신은 이 곳에 온겁니까? 솔직하게 말하자면 당신이 이 곳에 올 이유가 없는것 같습니다. 뭐, 당신이 말하기 싫다면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요괴나 귀신들에게 엮이는 것은...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죠. 그들은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 부정한 존재. 그러니 무로 돌아가야 할 것들입니다."

 

"혹시 지옥에는 명부가 있다는 것을 아십니까? 그 명부에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의 죽음일이 적혀져 있다 합니다. 어디까지나 제 생각이지만... 요괴와 귀신들은 그 명부에 적혀있지 않을 겁니다. 세계의 불순물이자 부정인 그들입니다. 게다가 죽은 자들이 죽음을 부정해 죽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은 이 순환에 어긋난 도리지요."

 

"그들의 삶이 무엇이 좋다 말입니까. 부정하고 더럽습니다. 생명을 순환하는 고귀한 인간들은 그들과 결코 어울릴 수 없습니다. 그러니 탐사자, 걱정되어서 드리는 말입니다. 절대 그들과 엮이지 마세요. 그들은 간악하며 당신의 심장을 시시때때 노리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당신을 죽이고 당신의 시체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헤치겠지요."

 

(거짓 정보입니다. 요괴들도 귀신들도 지옥의 명부에 마지막 날이 다 적혀 있습니다. 이후 아운과 가벼운 롤플레잉을 하게 해주세요. 탐사자가 아운을 설득시켜도 아운은 설득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어느정도 시간이 되면 아래의 스크립트를 이어주시길 바랍니다.)

 

귀뚤귀뚤, 부엉부엉 - 아까와 같은 소리들이 이 곳, 저 곳에서 들립니다. kpc가 곁에 있다면 더할나위 없는 로멘틱한 장소였을지도 모릅니다. 울고 있던 kpc의 얼굴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갑니다. 여전히 이해할 수 없고 애증인지 사랑인지 모를 감정이 다시금 마음 속에서 요동 칩니다.

 

"찾았다."

 

적막하고 한가한 숲속에서  익숙한 이의 목소리가 다시금 귀를 꿰뚫습니다. 아, kpc입니다. 세 사람은 저 멀리 장도 한자루를 쥔채 고요히 나타나는 kpc를 바라봅니다. kpc에게 관찰롤, 심리학 가능합니다.

관찰롤 성공 시 > kpc는 아침에 보았던 옷차림 그대로 입니다. 허나... 단정하고 깔끔하던 옷매무새는 단정치 못합니다. 어딘가에 긁히고, 찢기고... 아침과 마찬가지로 손에는 긴 은색 장도가 보입니다.
(kpc는 당신을 찾으며 혈맹의 잔무리들과 결투를 벌였을지 모르고, 또 자신을 자책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이유가 가장 좋다 생각합니다.)

관찰롤 실패 시 > kpc는 아침에 보았던 옷차림 그대로 입니다. 아침과 마찬가지로 손에는 긴 은색 장도가 보입니다.



심리학 성공 시 > 그의 두 눈을 바라봅니다. 지금 다시 만난 그는... 여전히 당신을 죽이고 싶어 합니다. 광기따위는 없습니다. 온 마음을 담아, 온 진심을 다해 당신을 죽이려 합니다.


심리학 실패 시 >  그의 두 눈을 바라봅니다. 그는 온 마음을 담아, 온 진심을 다해 당신을 죽이려 합니다.

(kpc는 망설이지 않습니다. 탐사자를 죽이고자 단단히 마음을 먹었습니다.)

 

"나라! 탐사자! 얼른 도망치세요! 여기는 제가 시간을 끌어보겠습니다! 탐사자, 나라를 잘 부탁합니다!!"

 

아운은 당신과 나라의 앞에 서며 기다란 장도와 부적을 꺼내 듭니다. kpc는 아운이 귀찮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입니다. kpc는 은색 장도를 검집에서 빼어 듭니다.

 

"비켜, 난 탐사자를 죽여야 해."

 

 

싸늘한 목소리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힙니다. kpc, 우리의 사랑은 고작 이정도였던 걸까요? 그의 차가운 눈매와 말이 한겨울의 추위보다 더 매섭습니다. 가슴이 한켠이 아려 옵니다.

 

"(언니 혹은 오빠) 뭐하고 있어!! 달려야 해!!"

 

"나라! 탐사자! 아래로, 아래로 내려가세요! 당신들 만큼은 이 숲에서 나가길 기원하겠습니다!!"

 

"갈거야 탐사자?"

 

"내가 너를 죽이는 그 순간까지 너는 나를 사랑해야 해. 탐사자."

 

아주 작은 목소리였습니다. kpc의 속삭이듯 말하는 아주 작은 목소리였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귓가는 똑똑히 들렸습니다. 그의 싸늘하고 추운 목소리가 어째 이리 달큰할까요. 사랑을 담은 말도 아닐터인데. 아, kpc는 아닐지라도 여전히 당신은 kpc를 사랑하고 있던겁니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부정해도 터질것 같은 이 애절한 감정은 사랑 밖에 답이 없습니다.

 

"정신차려!! 내려가야 해!! 아운님이 자기 목숨을 던져서 저 요괴를 막고 있잖아!!"

 

정신이 혼미 합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다시금 배신당했다는 감정이, 그가 당신을 죽이려든다는 이 현실이 그저 꿈결 같습니다. 차라리 꿈이라면 웃어 넘길 수 있었을 텐데요. 나라의 손에 이끌려 저 산 아래로, 아래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시선의 끝은... kpc에게로만 향합니다.

 

손을 뻗어 닿을 수 없는 거리 입니다.

다시금 그의 얼굴이, 그가 아득해 집니다.

차갑기만 한 세상이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외면했던 현실이 다시금 당신에게 말합니다.

 

요괴와 인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루어 질 수 없다고.

찰나의 시간조차 허용되지 않는다고.

 

 

 

 

<사계의 숲-3>

정신없이 달렸습니다. 얼마나 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잔뜩 부풀어 오른 폐가 터질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가쁜 숨소리만이 이 숲의 공백을 메꿉니다. 

 

"하아, 하아. (언니 혹은 오빠) 우리 그래도 꽤 멀리 왔어. 이, 이제 조금만 천천히 가자. 이정도 거리라면 금방 따라오지 못할거야."

 

주변을 두리번 거립니다. 여전히 하늘을 수 놓는 별들과 별들을 보살피는 달이 보입니다. 부디 kpc가 자신들을 찾지 못하도록 간절히 빌며 발걸음을 조금씩 늦춥니다. 나라또한 어린 아이기에 더 이상의 뜀박질은 무리일 것 같습니다.

 

"이제 아래로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간다면... 마을이 보이겠지? 나라 조금 더 힘내볼게."

 

나라는 당신의 손을 꼭 쥔채 빠른 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부엉부엉, 귀뚤귀뚤, 키득키득, 웅성웅성... 부엉이와 귀뚜라미 소리에 맞춰 이곳 저곳에서 웅얼웅얼 거리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탐사자, 듣기롤 가능합니다.

듣기롤 성공 시 > 

"야, 저거 두목님의 약혼자 아니야?"

"어! 그러고보니 그러네. 맛있게 생겼다."

"팔이랑 다리는 우리가 먹을까? 어차피 두목님이 숨만 붙여서 오면 된다고 했잖아."

"아, 그러네! 두목님이 아끼는 고기맛도 궁금하네. 애들아! 거기 있어?"

당신을 겁주려는 의도인지, 혹은 당신이 무력하게 잡힐 수 있는걸 알려주려는 건지, 요괴와 귀신들의 목소리가 뚜렷히 들립니다. 사실은 두가지 이유 모두일지도요. 허나 지금 꽤 난처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듣기롤 실패 시 >

"야, 저거 두목님의 약혼자 아니야?"

"어! 그러고보니 그러네. 정말 맛있게 생겼다."

"팔이랑 다리는 우리가 먹을까?"
"아, 그러네! 애들아! 거기 있어? 인간 고기 파티다!"

당신을 겁주려는 의도인지, 혹은 당신이 무력하게 잡힐 수 있는걸 알려주려는 건지, 요괴와 귀신들의 목소리가 뚜렷히 들립니다. 사실은 두가지 이유 모두일지도요. 허나 지금 꽤 난처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나라 또한 요괴들의 이야기를 들은건지 웅성이는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다시금 탐사자 듣기롤 가능합니다.
(나라의 수상함을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듣기롤 성공 시 

"아, 아, 아니... 나, 나는 싫어."

"마, 맛있는 거,것도 좋지만... 무서워."

"다, 다, 다시보니까...어...마,맛없어..보여..."

" 그, 그러게... 마,맛 없어 보여. 무, 무서워... 야!! 어디가!! 나도 같이 가자!!"

웅얼거리며 들리던 소리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요괴들의 반응은 한결같습니다. 무언가에 겁에 질려 있습니다.


듣기롤 실패 시 >

"아, 아, 아니... 나, 나는 ....."

"마, 맛있는 거,것도 좋지만... ...."

" 그, 그러게... 마,맛같은거 없어 보여. .... ... 야!! 어디가!! 나도 같이 가자!!"


얼거리며 들리던 소리들이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요괴들의 반응은 한결같습니다. 무언가에 겁에 질려 있습니다. 

 

일전에 kpc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어두운 산길을 다니는 사람은 요괴에 있어서 가장 좋은 먹잇감이라고요. 그것도 어린 아이와 청년이라면 더더욱 말이죠. 마치 눈 앞에 맛있는 고기를 거부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 비유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들을 그냥 보낸다고요? 탐사자, 당신은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럼 답은 하나 뿐입니다. 당신의 손을 쥐고 걷고 있는 소녀가 조금 수상하지 않나요? 나라에게 수상함을 느낀 탐사자 아이디어 롤 가능합니다.

 

아이디어롤 성공 시 > 당신을 발견한 것도, 당신을 구한 것도, 당신을 치료할 약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요괴들이 습격하지 않은 것도, 요괴가 나타난 상황에서 침착한 것도 수상합니다. 당신을 도망칠 수 있도록 만든 잘 짜여진 대본 같아요. 게다가 꿈에서 들었던 아이의 목소리와 매우 흡사 합니다. 잠시만요, 나라를 언제부터 만났었죠? 나라라는 아이가 정말 마을에 살았던걸까요? 기억에 혼란이 오기 시작합니다.

아이디어롤 실패 시 > 당신을 발견한 것도, 당신을 구한 것도, 당신을 치료할 약재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도, 요괴들이 습격하지 않은 것도, 요괴가 나타난 상황에서 침착한 것도 수상합니다. 당신을 도망칠 수 있도록 만든 잘 짜여진 대본 같아요. 당신이 알고 있는 나라는 평범한 마을 소녀입니다. 

"들켜 버렸네."

 

수상함 낌새를 눈치챈 나라는 자리에서 우뚝 멈춰 섭니다. 달빛 아래 비춰진 나라의 눈동자에는 붉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지옥의 염화가 들끓는듯한 두 눈동자는 어느새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섬뜩한 눈동자에 섬뜩함을 느낌 탐사자, 산치체크 합니다. san(0/1)

 

"조금 더 어울려주고 싶었고 조금 더 이 간절한 연극을 보고 싶었는데."

 

장난끼 많던 나라의 말투는 어느덧 깨진 유리거울마냥 날카로이 변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언니 혹은 오빠) 다시 자기 소개를 할까? 죽은자들을 이끄는 저승사자, 나라야."

 

"오늘 나는 오늘 사망 할 (언니 혹은 오빠)를 데리러 왔어."

 

다시금 온 감정과 상황이 혼란스럽기 시작합니다. 탐사자, 갑작스러운 사망 선고에 산치 체크 (san 1d2/1d3)

 

 

 지금부터 사건의 진상이 시작됩니다. ※

 

 

"444번 같은 날이 반복됐어. 이 모든건 당신과 kpc의 탓이야."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줄까? 지옥에는 생명을 관장하는 명부가 하나 있어. 망자가 명계로 돌아올 날이 기록된 명부지. 그 명부에 오늘 너는 죽을거라 적혀 있었어. 그리고 너는 이 날에 사망했지."

 

"하지만 kpc는 널 살리고 싶어했어. kpc는 위대하신 명계의 신께 찾아가 빌고 빌어 너를 살려달라고 했지. 그분은 kpc의 애절한 마음을 알고 생명 10년치를 댓가로 오늘날로 회귀할 수 있게 해줬어. 어마무시한 자비지."

 

"하지만 너는 명계의 명부에 적힌 몸. kpc가 444번의 회귀를 하더라도 결국 너는 그 운명을 벗어날 수 없었지. 허참, 요괴가 명계의 명부를 바꾸려 하다니. 쯧, 아직 만년은 일러. 바보같다고 해야할지, 당돌해야 할지 모르겠네."

 

"kpc는 모든 것을 알고도 너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목숨을 쥐어짜내 회귀를 선택해. 어리석은 짓이고 바보같은 짓이야. 그 모습을 본 그분께서는 자비롭게도 kpc와 내기를 하지. kpc가 이기면 너에게 내일이 올 수 있도록 해준다고 했어. 그분께서 kpc에게 내건 조건은 두개. 그 중 하나는 kpc가 스스로의 손으로 너를 죽이는 것. 그렇기에 kpc는 너를 끊임없이 죽이려 드는거야."

 

"아아, 불쌍한 kpc. 그리고 이건 내 자비를 베풀어 한가지 더 말해줄게. 명계의 장부가 바뀐적은 지금까지 인간과 요괴 귀신이 존재한 이래로 한번도 없어. 만약 그분께서 하찮은 너희들의 약속을 들어 준다고 하더라도... 오늘이 아니라 내일 죽어도 결국 내기의 결과는 성립 되는거잖아? 명계의 신께서는 순환과 순리를 원해.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넌 곧 사망하게 될거라고. 그게 당장 내일일지, 모레일지, 한달이 될진 모르겠지만... 결국 이 모든 내기는 의미가 없어."

 

"게다가 그분은 항상 kpc에게 불만이 많으셨어. 타인의 생명을 갈취하여 kpc의 생명을 늘리는 것이 싫으셨나봐. 돌아와야할 시간과 목숨이 돌아오지 않으니까. 이 기회에 kpc의 목숨을 받아갈겸 이런 내기를 하신것 같기도 해. 뭐, 어찌되었든 명계는 이득을 보는 결말이지."

 

"참고로 kpc도 그리 오래 살진 못해. 아운의 생명을 빼앗아 간당간당하게 살아 있을 뿐이지 수명을 너무 많이 쓴 바람에 그의 목숨도 얼마 안남았어. 게다가 kpc는 너를 죽여도 네가 오래 살지 못한다는 건 몰라."

 

모든 사건의 진상을 안 탐사자, 산치 체크 합니다. (san 1d3+2) (만일 광기가 나타나지 않길 바란다면 san 1d2+2로 산치체크 하게 해주세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들은 연극 위의 배우였던 것입니다. kpc도 당신도 결국 이 연극의 피해자일 뿐이었습니다. 절벽 위 일그러진 얼굴로 눈물을 흘리는 kpc의 얼굴이, 당신을 죽이겠다 장도를 뽑아들고 달려드는 얼굴이 얼마나 많은 각오와 후회를 해야 했는지 어렴풋이 알게 됩니다. 당신을 그 누구보다도 사랑했기에 행한 행동입니다. 그가 당신을 위해 무슨 일을 벌였는지 이제야 이해가 가기 시작합니다.

 

당신을 살리려고,

오직 당신만을 위해서,

당신을 위해 자신의 세계를 버린 것입니다.

당신이 kpc는 당신의 내일을 바랬습니다.

당신을 사랑하기에, 당신을 사랑해서.

 

 

이 희생에 거대한 의미가 있나요? 당신의 삶에서 kpc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지 않나요? 바보같은 kpc.

 

"이 이야기의 끝은 슬픈 결말밖에 없어. 요괴와 인간의 끝이 얼마나 행복하길 바랬어? 물과 기름마냥 섞이지 않을 두 존재가 섞이길 바란거야? 아쉽지만 그 결말은 불가능해."

 

"이제 곧 동이 트는 새벽이 오겠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네가 선택해야 해. 오롯이 네 선택과 손으로 이루어진 결말이야."

 

나라는 kpc에게 금색 장도를 건내 줍니다. kpc와 같은 모양의 금색의 장도 입니다. 떨리는 두 손으로 금색 장도를 쥡니다. 덜덜 떨리는 손 덕분에 검집 안에서 검도 덩달아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모든 선택을 해야하는 것은 당신입니다. 그리고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그리 많지 않습니다.

 

"탐사자!!"

 

저 멀리서 은장도를 들고 뛰어오는 kpc가 보입니다. 그의 옷에는 사람의 피로 추정되는 핏방울이 군데 군데 묻어 있습니다. 얼굴에도 혈흔이 낭자하군요. kpc는 나라와 당신이 들고 있는 금장도를 보자 두 눈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합니다.

 

"...탐사자... 너... 전부... 알게 된거야?"

 

아, 이제서야 손에 뻗으면 닿을 거리 입니다. 비로소 이제서야 닿게 될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면 손에 쥐어질 것 같은 kpc입니다. 아주 천천히, 천천히 kpc에게 향합니다. kpc는 들고 있던 은장도를 손에서 놓칩니다. 땡그랑 - 요란스러운 소리와 함께 피로물든 은장도는 바닥을 나뒹굽니다. 

 

이제서야 서로의 온기가 맞닿습니다. 모든 힘을 담아 kpc를 끌어 안습니다. 손을 마주합니다.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kpc의 손은 아주 따뜻하다는 것을. kpc또한 당신과 같이 살아있는 존재라는 것을.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습니다. 해야할 이야기가 많습니다.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더 이상 시간의 시간은 허락해 주지 않습니다. 밤 하늘을 수놓던 별은 눈부신 햇빛에 밀려 스물스물 밀려나고 있습니다. 별과 어둠을 다독이던 달 또한 자신의 위치를 아침을 알리는 해에게 양보하려 합니다. 아, 저 해가 모두 뜬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이제 이야기를 맺읍시다.

인간을 사랑한 요괴의 이야기는

요괴를 사랑한 인간의 이야기는

오늘 날에서 끝날 겁니다. 

당신은 어떤 이야기로 맺을건가요?

 

(엔딩 분기입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려줘도 괜찮고 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kpc와 탐사자간의 롤플레잉이 매우 중요한 구간입니다.)

 

 

 


1. 哀而不悲 (애이불비) - kpc와 탐사자 둘 모두 죽음을 택할 경우

 

이것이 세계의 뜻이고 신의 뜻이라면 겸허히 이 죽음을 받아 들입시다. 허나, 세계도, 신도, 죽음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사랑은 절대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두 존재의 사랑은 그 누구보다도 뜨거웠음을 세계에 선고 합니다. 바닥에 흐르는 피는 당신의 피인지, kpc의 피인지 모르겠습니다. 두 혈흔은 뒤섞여 바닥을 뜨겁게 적십니다. kpc는 힘겨운 얼굴로 오직 당신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속삭 입니다. 사랑을 담아서, kpc의 모든 것을 담아서.

 

"너를 사랑해, 사모해, 은애해. 세상 어떤 말로도 너와 나의 사랑을 표현할 수 없어."

 

"나의 삶은 네 삶이야. 그러니 다 가져가. 너를 사랑해 탐사자."

 

마주잡은 손의 온기가 천천히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아니, 당신의 온기가 실은 차가워지는 것일 수 있지요. 흐려지는 눈동자 속에서 아침 해가 밝아 오는 것이 보입니다. 444번의 같은 날이 반복된 뒤 445번의 아침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세상엔 수만가지 이야기와 일들이 벌어지겠지요.

 

하지만 그건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아침은 이제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허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우리의 사랑은 그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겁니다.

 

주어진 각본 위에서 놀아났다 비웃어도

우리의 사랑만큼은 누구도 비웃을 수 없을겁니다.

잘자요 kpc

kpc, 탐사자 로스트

 


 

2. 思慕不忘 (사모불망) - kpc가 탐사자를 죽일 경우 

이것이 세계의 뜻이고 신의 뜻이라면 겸허히 이 죽음을 받아 들입시다. 그대의 손에 내 숨을 주는 것도 세상의 뜻이라면 나 기꺼이 받아들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사랑은 절대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세계에 알립니다.

 

마주잡은 두 손이 차가워지기 시작합니다. 흐려지는 두 눈동자 속에 떠오르는 445번만에 떠오르는 새로운 아침이 보입니다. 아, 저햇빛 아래 누군가는 삶은 이어지고 누군가의 삶은 저물어 가겠지요. 오늘의 당신은 새로이 삶을 살아가는 쪽입니다. 흐려지는 시야 속에서 kpc의 나즈막한 목소리가 들려 오기 시작합니다.

 

"우리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더라도 난 그 시간을 쥐고 싶었어."

 

"사랑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너를 사랑해."

 

"내 1분 1초 모두 너를 위해 살아갈게. 너의 삶을 사랑할게."

 

"좋은 꿈 꿔 탐사자. 우리 새로이 맞이할 아침에서 다시 만나."

 

445번째 아침을 맞이 합시다. 우리의 삶이 어디까지일진 모르겠으나 우리 생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해요. 더 이상 슬픔도 아픔도 우리에겐 없을 겁니다. 당신은 나의 세계, 나의 세계는 당신. 

kpc 생환, 탐사자 생환

 


3. 愛別離苦(애별리고) - 탐사자가 kpc를 죽일 경우 

사실 누가 죽든 이 결말은 정해져 있지 않던가요? 결국 어느 결말이든 세계의 뜻이며 신의 뜻일겁니다. 심장을 관통한 장도를 따라 당신의 손에 kpc의 피가 묻어 납니다. 눈물이 나도록 따뜻합니다. kpc의 사랑처럼, kpc의 다정함처럼, kpc처럼 말이에요. kpc는 힘겨운 얼굴로 오직 당신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조용히 속삭 입니다. 사랑을 담아서, kpc의 모든 것을 담아서.

 

"이미...내 목숨은 네것이었어. 네가 가져간다고해도.... 이상하지...않아."

 

"그러니, 울지 마... 내 사랑."

 

"사랑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

 

손에 묻어나오는 피가 천천히 차가워 지기 시작합니다. kpc의  감기는 두 눈동자 속에 떠오르는 새로운 아침이 비춰 집니다. 아, 445번째 아침입니다. 이 아침 아래 누군가의 삶은 이어지고 누군가의 삶은 저물어 가겠지요. 하지만 그건 남겨진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함께할 아침은 이제 두번 다시 오지 않을 겁니다. 

 

잘자요, 다정한 kpc.

곧 아침 해가 떠오르면 나 역시 그대를 찾아갈테니.

그대 외롭지 않을거에요.

kpc 로스트, 탐사자 로스트

 

 


4. 三秋之思(삼추지사) -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을 경

세계의 뜻이요? 그건 우리가 알바 아닙니다. 내 삶이 다할때까지 kpc를 사랑하는 것. 그것이 나의 결말 입니다. 꽉 끌어안은 손이 따뜻합니다. 흐르는 눈물의 온기가 느껴 집니다. kpc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다정한 사람, 그 누구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 내 삶을 전부 쥐어진 사람. 눈부신 아침 햇살이 두 사람을 끌어 안습니다. 아무런 선택을 하지 않는 것도 이야기를 맺는 방법 중 하나겠지요. 이 햇빛아래 한 존재는 오늘을 살아갈 것이고 한 사람은 이별을 고할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 조금 더 사랑을 이야기해요. 이 시간을 후회하지 않도록. 이 시간을 평생토록 기억할 수 있도록.

 

"탐사자, 사랑해."

 

"444일동안 너를 만나서 기뻤어. 아니, 너를 만난 날부터 단 하루도 기쁘지 않은 날이 없었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

 

동이 터와도 나와 당신은 두렵지 않아요.

그냥 이 순간 지금을 당신과 함께 하겠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당신과 함께라면 나는 두려울게 없어요.

kpc 생환, 탐사자 로스트